순천만정원 - 미국과 스페인정원

 

◆ 미국 정원(American Garden)

미국정원은 함께 즐기면서도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정원의 정신을 느끼게 해 준다.

 

미국정원은 유럽의 정원 역사만큼은 오래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유럽 정원 양식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고, 북미 대륙의 광대한 지형적 특성이 드러나는가 하면 농장 풍경의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자연주의의 경향도 보인다.

 

다양한 문화가 혼재한 나라인 만큼 정원의 양식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20세기 이후 미국 정원사에 크게 이바지한 옴스테드와 토마스 처치의 정원 철학을 엿볼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옴스테드는 미국에서 도시공원의 효시가 된 센트럴 파크를 설계한 사람으로 조경 설계의 기틀을 마련하며 현대 공원의 창시자라 불리고 있다.

 

토마스 처치는 '정원은 옥외 거실의 역할을 함으로써 가족들이 환담하며 휴식하고 동시에 놀이터도 될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캘리포니아 스타일의 작은 정원을 많이 설계했다. 미국 정원을 둘러보면 도심에 조성된 공원의 넓은 잔디밭과 옥외 거실처럼 여겨지는 미국 정원의 뿌리를 만나 볼 수 있다.

 

 

◆ 스페인 정원(Spanish Garden)

스페인 남부의 오렌지 정원을 재현하기 위해 오렌지 나무와 비슷한 유자나무를 식재했다.

 

스페인정원은 중세 시대 이후, 유럽의 정원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오랫동안 아랍 지역 나라들이 침략해 온 탓에 아랍 문화권의 영향도 많이 남아 있다.

 

스페인에는 아직도 오랜 역사를 지닌 정원이 많이 남아 있지만, 특히 스페인 남부에는 원형 보존이 잘 된 오렌지 정원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

오렌지 나무는 4월부터 햇빛을 모으기 시작해 6월에 흰 꽃이 피고 10월 즈음에 주황색 오렌지 열매를 맺는데, 새콤한 오렌지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과실이기도 하다.

스페인에서는 정원에 오렌지 나무를 심어 정원 안에 숲을 만들어 바람이 불면 상큼한 오렌지 향이 창을 넘어 집안으로 들어와 안에 있던 사람들까지 정원으로 나가게 한다.

 

순천만정원에 재현된 스페인 정원에는 오렌지 나무 대신 유자나무를 가지런히 심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오렌지 나무가 잘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