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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전남

완도 청산도 2부

by phd100 2016. 5. 18.


<2부>

청산도는 걸어야 제 맛이 난다.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섬 곳곳에서 가벼운 배낭을 메고 걷는 사람들을 만난다.

 

걷기 여행자에게 필수 방문지가 된 청산도는 슬로길 11개 코스를 갖췄다.

길마다 걸맞은 풍경이 어우러지고 사연이 차곡차곡 쌓인다. 총 42km에 이르는 슬로길 전체 코스를 걷는 데 꼬박 2박 3일이 걸린다지만, 여행자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없다. 모두 여유롭고 행복한 표정이다.

 

청산도는 2007년 신안 증도, 담양 창평 등과 함께 아시아에서 처음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돌멩이로 투박하게 쌓아 올린 담장, 바다와 어우러진 다랭이논, 얕은 바다에 그물을 친 뒤 줄다리기하듯 전통 방식으로 고기를 잡는 휘리, 제주에서 건너와 정착한 해녀의 미소… 청산도의 자연과 사람이 모두 슬로시티로 지정된 배경이다.

 

섬이 지향하는 슬로건 역시 삶의 쉼표가 되는 섬이다. 느림의 종, 쉼표 조형물 등 느림을 형상화한 조각물이 곳곳에 있다. 뭍에서 청산도를 오가는 여객선 이름도 아시아 슬로시티호 슬로시티 청산호다.

 

청산도의 이미지에는 영화 한 편이 큰 몫을 했다. 청산도항에서 당리 언덕길을 오르면 영화 서편제 촬영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주인공들이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는 장면은 느리게 흘러가는 청산도의 시간을 반영한다.

 

당리 언덕길은 봄이면 청보리, 가을이면 코스모스로 단장된다. 드라마 봄의 왈츠를 촬영한 화랑포전망대까지 아우르는 이 길은 청산도를 대표하는 슬로길 1코스다.

당리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배가 드나드는 청산도항과 도락리 마을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슬로시티 청산도가 그림엽서처럼 한눈에 담긴다.

 

청산도의 시골 삶터가 궁금하다면 슬로길 7코스 상서마을로 향한다. 상서리는 마을 전체가 구불구불한 돌담으로 채워진다.

바람 많은 청산도의 돌담은 처마까지 층층이 솟았다. 미로 같은 돌담 골목을 배회하다 보면 발걸음도 느리게 머뭇거린다.

성긴 담벼락에는 이끼가 끼고, 돌담 사이에서 자라는 담쟁이덩굴에는 느리게 간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가을이 깊어지면 담쟁이가 담벼락을 붉은색으로 물들인다. 상서마을은 2014년 국립공원 최고 명품마을로 지정됐다.

 

청산도에서 볼 수 있는 인상적인 풍경 가운데 구들장논이 한몫한다. 논바닥에 돌을 구들처럼 깔고 흙을 부어 만든 논으로, 그 아래 배수로가 연결된 모양새다.

자투리땅을 활용해 농사를 짓던 이색적인 논과 경작 방식은 국가중요농업유산이자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슬로길 6코스를 지나다 보면 구들장논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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