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산(도솔암&내원궁&마애여래불)
전북 고창 선운사 도솔천에 암벽과 수림이 울창한 곳에 있는 도솔암 입구 부근의 암벽 봉우리들은 인간세상에서 하늘(도솔천)로 오르는 길목 같다.
<도솔천(兜率天)이란 칠보로 단장한 外院․內院宮이 있고, 미륵보살이 천인(天人)들과 함께 살고있는 욕계(欲界)의 여섯 하늘 중 네 번째 하늘> 그리고 산세는 흡사 경북 주왕산을 연상케 한다. 주차장에서 내려 도솔암 대나무 숲을 돌아서면 도솔암(본전은 새로이 지어서 별 의미가 없다)이 있고 조금 더 오르면 야외 기도처 오른쪽 옆으로 내원궁으로 오르는 130계단이 있다.
언덕 위에 올라서면 이곳 도솔산에서 가장 성스러운 곳인 도솔암 내원궁(內院宮)이 있으며 그 안에 보물 280호인 금동지장보살좌상이 있다.(머리에 두른 머리띠는 무엇을 뜻하는 지?)
내원궁 앞마당에서 보이는 깊은 계곡. 건너 편 천마봉으로 오르는 절벽에 걸려있는 철사다리는 천상으로 가는 108 계단이다.
이쯤 되면 우리는 도솔천에 와 있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오는 길에 보았던 선운사는 외원궁 쯤 될 것 같고, 곧 보게되는 마애여래상은 도솔천의 미륵보살님이 아닐까 한다.
<마애여래불>
또 도솔암 내원궁을 오르는 곳 왼쪽 옆을 지나 큰 바위 만월대(滿月臺)를 감돌면 칠송대라는 암봉의 남쪽 벼랑 바위에는 거대한 여래상이 새겨져 있다.
새긴 양식으로 보아 고려 시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려 충숙왕 때 선운사가 孝正선사에 의해 중수될 때 제작한 것으로 추정) 최근에야 보물 1200호로 지정된 동학도의 비원이 서린 마애여래상이다.
동학도들 앞에서 동도대장(東徒大將) 전봉준(全琫準)과 그를 보좌한 총관령(總管領) 김개남(金開南)․손화중(孫和中)이 술잔을 높이 들어 서로 맹약(盟約)했던 곳. 그 들은 일종의 비밀문서인 그 맹약문을 여래상의 가슴에 복장(伏藏)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복장한 부분을 사각형으로 땜질하여 회칠한 부분만 보인다.
이 여래상 머리 위에는 군데군데 구멍이 나있고 바위구멍에는 부러진 나무가 박혀져 있는 것으로 보아 전엔 누각모양의 보호각이 있었는데 기록에 의하면 인조 26년(1648년)에 무너졌다고 한다.(이런 보호각이 있는 마애여래상은 경주 골굴암에서도 볼 수 있음)
특이한 것은 이 암각 여래상의 배꼽 부위에는 네모난 서랍이 파여 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부처님을 봉안할 때 복장(伏藏)하는 감실(龕室: 불경, 불화, 시주자 성명, 조성내력을 넣는 곳)이다. 긴 세월동안 이 감실에 대한 전설이 생겼다.
송기숙의 소설 ‘녹두장군’에 나오는 것으로 이 부처님의 배꼽 속에는 신기한 비결이 있어 이 비결이 나오는 날 한양이 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한양을 망하게 해야겠다는 당시 동학군의 의지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런 바램이 있었다는 그 때의 상황을 나타내 주는 증거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안내판에는 또 다른 전설로 전라부사 이서구의 전설이 있음을 말해주고 있으니 직접가서 읽어 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