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하일면 임포마을 → 지포, 평촌마을 → 동화마을(소을비포성지) → 맥전포항 → 상족암(16km)
어느 시인이 노래한 싯귀에 ‘백담사에서는 큰 산 작은 산이 빗자루에 쓸려나가겠지만, 문수암에서는 빗자루에 바다와 섬들이 쓸려나간다’는 구절이 있다. 이번 제10구간 국토대장정은 고성군 상리면 문수리 무이산(佛家에서 淸凉山이라고 도 부른다) 문수암(文殊菴) 높은 자락에서 내려다보면 바다 반, 섬 반인 마을 고성군 하일면 학림리 임포마을에서 시작한다.
문수암의 얘기가 나왔으니 문수암의 전설을 얘기하고 가면 다음에 다시 이곳을 찾고 싶지 않을까...
신라 688년 성덕왕 때 의상조사가 구도행각 중 청량산 노승으로부터 현몽을 얻어 걸인으로 화현한 문수. 보현 두 보살님의 인도로 지은 암자가 문수암이다.
암자 뒷켠 바위 틈 사이엔 문수상을 볼 수 있어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룬다. 이 문수상(文殊像)의 전설(傳說)은 의상스님께서 남해 보광산(지금의 금산)으로 기도하러 가시던 길에 상리면 무선리 어느 촌락에서 유숙하게 되었는데, 비몽사몽간에 한 노승이 나타나서 "내일 아침에 걸인을 따라서 무이산을 가보라" 라고 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날이 밝아 길을 가다 한 걸인이 만났는데, 무이산을 물었더니 마침 걸인이 무이산을 간다하기에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걸인을 따라 무이산 중턱에 오르니 눈앞에는 수많은 섬들이 떠 있고, 지금의 문수암 뒤편에 동서남북 그리고 중앙에 웅장한 다섯 개의 바위가 오대(五臺)를 형성하고 있었는데, 이때 걸인이 중대를 가리키며 "저 곳이 내 처소다"라고 말하자, 한 걸인이 또 나타나서, 두 걸인은 서로 손을 잡으며 바위틈 새로 사라져버렸다.
의상스님은 석벽 사이를 살펴보았지만 걸인은 보이지 않고 석벽 사이에 천연적인 문수보살상이 나타나 있는 것을 보고, 홀연히 깨달은 바, 꿈속의 노승은 관세음보살님이시고 두 걸인은 각각 문수와 보현보살임을 알았다.
의상스님께서는 무이산을 두루 살펴보시고 "이 곳은 족히 사자(獅子)를 길들일 만한 곳이며, 이곳이야 말로 산수 수도장이라" 하시고 문수단을 모아서 문수암을 세웠다. 지금도 석벽 사이에는 천연의 문수상이 뚜렷이 나타나 보인다고 하여 많은 이들이 문수상을 보고자 법석이다. 문수상을 본 사람은 장원급제의 길운을 얻는다고 하니 사람이 많지 않을 수 없다.
기암절벽이 암자 뒷편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산 정상에 오르면 크고 작은 섬들로 이뤄진 남해안 한려해상공원의 절경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고, 바로 눈앞에는 보현암 약사전이 웅장하게 서있어 해가 떠오를 때는 약사불의 氣와 태양의 무궁한 에너지를 한 몸에 받는 것 같아 등산객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문수암 뜰에서 다도해를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이순신장군이 이끄는 함대가 학익진을 편 채로 항진하는 모습이 햇살에 눈부셔 아른거린다.
하일면(下一面)은 소가야(小伽耶)때에는 어례향(魚禮鄕)의 일부로서 고려현종 9년(高麗顯宗 9年)(1018)에 고성현으로 개칭되면서 하일운면(下一運面)이라하여
남쪽은 바다건너 통영시 사량면(蛇梁面), 서쪽은 하이면 북쪽은 상리면에 접하여 바다쪽은 한려수도(閑麗水道)를 끼고 자란만(紫蘭灣)에 임하고 있다.
형제바위 :
하일면 용태리 가룡마을에는 아버지를 살리고자 하는 두 형제의 애틋한 전설이 바다 위에 떠 있다.
가룡마을은 예부터 형제간에 우애가 두텁기로 유명한 마을로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아주 먼 옛날 이 마을에 두 형제가 부모를 모시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원인 모를 병으로 자리에 눕게 되었다.
두 아들은 백방으로 약을 구하고 의원을 찾아 헤맸지만 백약이 효과가 없어 두 아들과 어머니는 어쩔 수 없이 임종의 날만 기다리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두 아들이 잠깐 잠이 들었다. 그 사이 백발노인이 나타나 다음과 같이 말하였는데 깨어보니 꿈이었다. “너희 형제는 전생에 원수로서 이승에서 같은 집에 살 수 없어 너희 아버지가 그 죄를 대신하여 죽어가고 있으니 너희 형제 중 한 사람이 죽지 않으면 네 아버지는 살 가망이 없다.”
꿈에서 깨어난 두 형제는 서로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고 말없이 서로가 죽기를 결심했다. 며칠 후 두 형제는 그믐날 밤을 기다려 집을 몰래 빠져나와 마을 앞 바닷가 절벽 위에 올라 나란히 서 있었지만 그믐밤이라 형님은 동생이 있는 줄을, 동생은 형님이 있는 줄을 몰랐다.
두 형제는 서로 각각 이렇게 빌고는 바다에 몸을 던졌다. “천지신명이시여! 제가 죽겠으니 아버님 병환을 낫게 해주십시오.” 그 후 아버지의 병환은 씻은 듯이 나았지만 두 아들을 잃은 부모는 매일 같이 바닷가에 나와 두 아들을 부르며 울부짖었다.
그러자 갑자기 바다 위에 바위 두개가 솟아올랐다. 그 후 두 아들을 잃은 부모들은 매일같이 바다에 나와 바위를 바라보며 두 아들의 명복을 빌면서 일생을 마쳤다고 한다.
지금도 아버지를 위해 죽은 두 형제의 혼이 바위가 되었다 하여 형제바위라 부르고 있으며, 큰 것은 형님바위, 작은 것은 동생바위라 부르고 있다.
맥전포항(麥田浦港)
고성군 하일면 춘암리, 사량도 북서쪽으로 5.3km, 맥전포는 유독히 보리밭이 많은 갯마을이어서 그 별칭도 "보리밭개"였다. 마을명을 한문화(漢文化)하는 과정에서 맥전포로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맥전포항이 있는 춘암리는 사계절 기후가 온화한 봄과 같다 하여 봄 춘(春)자와 선바위가 있다 하여 바위 암(岩)자를 써서 '춘암'이라 했다고 전해 내려온다.
맥전포항은 남동쪽에 실리도가 있어 남동풍이 불어오는 경우 풍파로부터 안전한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어선이 이용하기에 용이한 입지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맥전포항 남쪽 돌출부에서 남동쪽으로 길이 405m의 서방파제(외단 등대)와 동쪽 돌출부에 길이 200m의 동방파제(외단 등대) 축조되어 있다.
소을비포성지(所乙非浦城址),
조선 초기 고성군 하일면 동화리 소을비포에 왜적을 막기 위해 임시로 쌓은 성으로 성종실록, 중종실록, 난중일기 등에 소을비포에 대한 기록들이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성의 진영은 조선조 세조 이전에 구축된 것으로 알 수 있으며 통제영이 폐지되기까지(1894년) 존치한 것으로 지금도 성보(城堡)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재구성하여 다시 조성된 성이 관광객을 부르고 있다.
낮은 야산에 해안 경사를 따라 둥근 형태로 성을 쌓았는데, 성벽은 자연석을 이용하여 쌓았다. 성벽의 높이는 3.2m, 길이는 5m 정도로, 성벽을 쌓은 돌의 일부는 인근의 것이 아니고 다른 지역에서 운반한 것으로 추정된다. 커다란 바위돌을 이용하여 담장 형태로 쌓았으며, 큰 돌을 쌓을 때 생기는 공간은 작은 돌로 채워 흔들리지 않게 고정하였다.
상족암(床足岩)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월흥리, 하일면 춘암리에 위치한 상족암공원은 남해안 한려수도의 사량도, 욕지도 수우도 등 크고 작은 섬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해면과 나란 한 넓은 암반과 기암절벽이 계곡을 형성한 자연경관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이곳은 바위가 책을 쌓아 놓은 것 같기도 하여 남해의 채석강이라고도 부르지만, 아무래도 상족이란 이름이 더 좋다.
바위가 쌓여진 그 절벽이 소반 상다리 모양을 하고 있다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어 상족(床足)이라 하여 상족암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공룡의 다리를 연상해서 상족이라고 이름 붙여 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상관없는 이름이다.
상족암 부근 해안에는 6km에 걸쳐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 발자국이 남아 있는데 지난 82년 공룡발자국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족보행 공룡과 사족보행 공룡 등 여러 종류의 공룡이 함께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며 덕명리 공룡과 새발자국 화석산지는 공룡발자국화석과 새발자국화석이 다양하게 산출되고 있다. 남해안 백리길의 해안을 따라 2,000여족 이상 되는 공룡발자국은 용각류, 조각류, 수각류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어, 브라질, 캐나다지역과 함께 세계 3대 공룡발자국 화석지로 인정받고 있다.
데크로 설치된 산책길을 따라 돌아가면 동굴 입구가 있다. 동굴안에는 천연적인 석불이며, 태고 때 선녀들이 내려와 베틀을 차려 옥황상제에게 바칠 금의를 짜던 곳이라고 이름 붙여진 베틀모양을 한 바위가 있으며, 바닥암반에는 공룡발자국이 남아 있다. 발자국 모양과 크기가 일정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같은 종류의 공룡가족이 집단서식 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상족암 부근에는 선녀탕, 촛대바위, 병풍바위가 한려수도의 여러섬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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