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암 제1부
문수암 제2부
고성 문수암(文殊菴)
어느 시인이 노래한 백담사에서는 큰 산 작은 산이 빗자루에 쓸려나가겠지만, 문수암에서는 빗자루에 바다와 섬들이 쓸려나간다. 고성군 상리면 문수리 무이산(佛家에서 淸凉山이라고 도 부른다) 높은 자락에 매달려 있는 문수암(文殊菴)은 그리 널리 알려져 있는 절은 아니다.
그러나 이곳에 한번 와본 사람이라면 그 풍광에 우선 반한다. 대웅전 앞으로 내려다보이는 다도해의 크고 작은 섬들, 높고 낮은 산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해무(海霧)에 휩싸인 섬들을 내려다보거나, 시야에 가득 담겨져 있는 바다를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이 작은 암자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신라 688년 성덕왕 때 의상조사가 구도행각 중 청량산 노승으로부터 현몽을 얻어 걸인으로 화현한 문수. 보현 두 보살님의 인도로 지은 암자라 전해진다.
수도도량으로 많은 스님들을 배출하였고, 산명이 수려하여 삼국시대 때부터 해동의 명승지로 알려졌으며 화랑도 전성시대에는 국선화랑들이 이 산에서 심신을 연마하였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사라호 태풍 때 유실되고 1962년, 정천대종사께서 1.2차에 걸쳐서 중창하였다.
50여 년 간 이곳에서 주석하셨다는 청담스님의 사리를 봉안한 사리탑이 있다.
암자 뒷켠 바위 틈 사이엔 문수상을 볼 수 있어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룬다. 이 文殊像의 傳說은 의상스님께서 남해 보광산(지금의 금산)으로 기도하러 가시던 길에 상리면 무선리 어느 촌락에서 유숙하게 되었는데, 비몽사몽간에 한 노승이 나타나서 "내일 아침에 걸인을 따라서 무이산을 가보라" 라고 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날이 밝아 길을 가다 한 걸인이 만났는데, 무이산을 물었더니 마침 걸인이 무이산을 간다하기에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걸인을 따라 무이산 중턱에 오르니 눈앞에 수많은 섬들이 떠 있고, 동서남북 그리고 중앙에 웅장한 다섯 개의 바위가 오대(五臺)를 형성하고 있었는데, 이때 걸인이 중대를 가리키며 "저 곳이 내 처소다"라고 말하자, 한 걸인이 또 나타나서 두 걸인은 서로 손을 잡으며 바위틈 새로 사라져버렸다.
의상스님은 석벽 사이를 살펴보았지만 걸인은 보이지 않고 석벽 사이에 천연적인 문수보살상이 나타나 있는 것을 보고 홀연히 깨달은 바, 꿈속의 노승은 관세음보살님이시고 두 걸인은 각각 문수와 보현보살임을 알았다.
의상스님께서는 무이산을 두루 살펴보시고 "이 곳은 족히 사자(獅子)를 길들일 만한 곳이며, 이곳이야말로 산수 수도장이라" 하시고 문수단을 모아서 문수암을 세웠다. 지금도 석벽 사이에는 천연의 문수상이 뚜렷이 나타나 보인다고 하여 많은 이들이 문수상을 보고자 법석이다.
기암절벽이 암자 뒷편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산 정상에 오르면 크고 작은 섬들로 이뤄진 남해안 한려해상공원의 절경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등산객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문수암뜰에서 다도해를 내려다 보고 있노라면 이순신장군이 이끄는 함대가 학익진을 편 채로 항진하는 모습이 햇살에 눈부셔 아른거린다.
또 문수암에서 남해안 쪽을 바라보면 맞은 편 산 꼭대기에 위치한 보현사의 약사전이 있는데 한려해상공원을 뒤로 하고 우뚝 솟은 약사불이 남해안을 호령하는 것 같다. 이 약사전은 최근에 중건한 절이지만, 약200m 떨어진 보현사는 좀 오래된 것 같다.
독성각: 독성님(나반존자님)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로서 아라한과를 얻고, 부처님의 수기를 받아 남인도 천태산(天台山)에 머무르다가 부처님이 열반하신 뒤 말법시대 중생의 복덕을 위해 출현한다. 나반존자는 남인도 천태산에서 홀로(獨독), 선정을 닦고 있는 성자(聖성)이기 때문에 독성 또는 천태존자라 하며 그 전각을 '독성각' 또는 '천태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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