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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경남

거창 유안청폭포(儒案廳瀑布)

by phd100 2016. 4. 7.


빛과 어둠을 가르며 쏟아지는 폭포, 거창의 차고 맑은 물은 금원산의 깊은 산중에도 차고 넘친다. 금원산 휴양림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길은 유안청계곡과 지재미골로 갈린다. 두 계곡은 어디가 더 낫다 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수려하다.

먼저 짙고 깊은 골짜기인 유안청계곡으로 10분쯤 걸어 오르면 ‘유안청2폭포’를 만난다. 누워있는 용을 연상케하는 와룡폭포이다.

 

시경(詩經)에 등장하는 ‘유안(儒案)’은 유생을 달리 이르는 말. 유생들이 과거급제를 목표로 공부했던 공부방을 ‘유안청’이라 했다.

폭포 부근에 가섭사란 옛 절집이 있어 ‘가섭연폭’이라 했던 폭포이름은 절터에 유생들의 공부방이 들어서면서 유안청폭포로 바꿔 붙여졌다.

 

유안청폭포는 두 개다. 휴양림의 들머리에서 산길로 350m쯤 걸어 들어가면 먼저 만나는 게 비스듬히 누운 와폭(유안청2폭포)이 있다. 그 길이가 100m는 족히 되는 것 같다. 물이 직접 바닥으로 떨어지는 직폭이 아니라, 바위를 타고 흐르는 와폭이다.

 

우람한 유안청직폭은 그 너머의 숲 뒤로 저만치 물러서 있다. 하류 쪽 와폭이 아닌 뒤쪽의 직폭을 유안청폭포(유안청1폭포)라 부른다. 표지판이 좀 촌스럽지만 크게 표시되어 있어 거창의 순박함을 느끼게 한다.

 

하늘을 가릴 듯 한 숲 사이에서 폭포수가 부챗살처럼 물살을 퍼뜨리며 쏟아지는데 폭포 위쪽은 짙은 숲으로 가려져 턱밑까지 다가가야 겨우 폭포의 높이가 가늠이 된다.

어두운 숲 사이로 폭포는 떨어지고 그 폭포의 포말 위로 햇볕이 다시 떨어져서 물줄기가 마치 형광등을 켠 듯 순백으로 환하다.

폭포 앞에 서면 숲의 어둠과 물의 환함이 극적으로 대비된다. 이태(李泰)의 소설 ‘남부군(南部軍)’에는 기백산(箕白山:1,331m) 북쪽 이름없는 골짜기에서 500여 명의 빨치산이 알몸으로 목욕을 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유안청폭포가 바로 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