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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경남

거창 용원정(龍源亭)

by phd100 2016. 4. 25.



거창의 옛길을 따라가다 보면 후미진 골짜기마다 옹기종기하게 자리 잡은 작은 촌락과 굽이마다 끊어질듯 이어져가는 길 모롱이하며, 협곡처럼 깊숙하게 내려앉아 바위틈을 감고 도는 물빛 맑은 도랑이 구석구석 이어짐을 볼 수 있다.

산기슭에도 그렇고 논두렁 밭두렁 할 것 없이 우람한 바윗돌이 제마다의 기기묘묘한 형상으로 엎어지고 자빠지고 불거지고 솟구쳐서 제멋대로이다.

허리 굽고 등이 굽어 멀찍멀찍 떨어진 채 독야청청 노송들이 기암괴석 벗을 삼고 굽이굽이 폭을 지워 병풍처럼 둘러쳐진 멋스러운 길은 거창 어느 곳에 가도 볼 수 있다.

 

경남 거창군 마리면 고학리 병항마을, 여기에 해발1300여m의 기백산에서 흘러내려와 고학마을 거쳐 마리천을 이루는 계곡 옆으로 아름드리 벚꽃나무로 볕 가림을 하고 고즈넉이 내려앉은 2층 누각의 용원정(龍源亭)이 고색창연한 한 폭의 그림으로 앉아 있다.

 

용원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단청으로 장식된 천정이다. 천정 중앙으로는 청룡과 황룡을 조각한 대들보가 가로 놓여 있고, 악기를 연주하며 하강하는 선녀들과 장난스럽게 웃는 모습의 도깨비 등이 그려져 있다.

 

용원정(龍源亭)에서는 눈여겨봐야 할 것이 정자로 건너가는 돌다리다. 지금은 몇 뼘의 소로에 불과하지만 한때 이 다리는 서울로 통하는 큰 길로 길손들로 붐비던 곳이었다.

그 옛날 신작로가 뚫리기 전까지는 마을 초입의 들머리 길이었으나 지금은 용원정(龍源亭)으로 만 이어지는 돌다리는 커다란 바윗돌 하나를 계곡 가운데에 길게 세워서 교각으로 삼고 양쪽으로 각각 하나의 돌을 다듬어서 마주 걸친 돌다리이다.

돌 하나의 크기가 엄청나다. 1758년 이 마을의 오성재 · 성화 두형제가 쌀 일 천석을 들여서 놓았다 하여 “쌀다리”로 불리어 진다는데 석질로 보아 이 고장의 돌은 아닌 것 같은데 운반과 설치를 어떻게 했었는지 옛사람들의 솜씨와 지혜가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용원정 옆에는 1965년 세운 비석인 ‘구화오공유적비(九華吳公遺蹟碑)’가 낮은 사각 석축에 둘러싸여 있는데 비석 아래의 큼직한 이수(龜趺)가 이채롭다.

그리고 옆에 있는 효열각은 화려한 단청의 정려비각인데, 해주 오씨의 효자비와 청주 한씨의 효열부비가 나란하게 모셔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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