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흥사(聖興寺)
경남 창원시 진해구 대장동 팔판산(八判山)에 있는 절.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인 범어사의 말사이다. 신라시대 833년(흥덕왕 8)에 무주(無住) 무염(無染)이 구천동에 창건했다. 창건 당시에는 승려 500여 명이 머물렀던 큰 규모의 절이었으나, 1109년(고려 예종 4) 무렵 화재로 소실된 뒤 대장동으로 옮겨 중창했다. 그러나 1668년(조선 현종 9) 화재가 다시 발생해 구천동으로 옮겼다가 1789년(정조 13) 현재의 위치로 옮겨 중창했다.
이 절의 창건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설화가 전한다. 826년(흥덕왕 1) 이 지방에는 왜구의 피해가 극심하여 왕이 몹시 근심하였는데, 어느 날 왕의 꿈에 백수노인이 나타나 지리산에 있는 도승(道僧)을 불러 왜구를 평정하게 하라고 당부했다.
왕은 곧 사신을 보내 도승을 모셔 오게 해 간절히 부탁했다. 도승이 팔판산 위로 올라가 한 손에 지팡이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배를 몇 번 두드리니 뇌성벽력이 천지에 진동하므로 왜구들은 신라 군사들의 함성으로 착각하고 달아났다. 그 도승이 곧 무염이었으며, 왕은 무염에게 재물과 전답을 시주하여 절을 창건하게 했다고 한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중창 당시의 건물인 대웅전(경남유형문화재 152)을 비롯하여 최근에 주지 성법(性法)이 신도회의 도움을 받아 중건한 나한전·칠성각·일주문·요사채 등이 있다. 이 전각들에는 불상 6위, 나한상 16위, 불상의 연화대좌 3기, 목제 연화대좌 1기 등이 있다.
이밖에 당간지주, 원통형 부도 7기 등이 있다. 특히 이 절에는 1890년(고종 27)에 그린 무염의 영정이 봉안되어 있는데 필치가 매우 섬세하다. 절 옆에는 수령이 600년 된 느티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