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의 연수사는 감악산(951m) 북쪽 기슭에 자리한 사찰로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이다. 신라 애장왕 3년(802년)에 감악조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처음 창건할 때는 감악산 남쪽 기슭에 있었는데, 빈대 때문에 사찰이 폐사되고 현재의 위치인 북쪽 기슭으로 옮겼다고 한다.
연수사 이전에는 신라 애장왕 3년 감악조사가 감악산에 절을 짓고 조사의 이름을 따서 감악사라 하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감악산 감악조사가 지었다는 감악사는 지금의 명소로 자리한 연수사 이전의 절이다. 산(山), 절(寺), 절을 지은 스님 이름이 모두 감악(紺岳)이란 이름으로 같다.
신라는 통일신라 전쟁 때 원병으로 왔던 당나라 장수 설인귀를 산신으로 삼고 사당을 지어 제사를 지냈던 민간신앙이 있었다. 그 폐단이 너무 커서 고려 충선왕 때 이를 금하게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남쪽 감악산에 산신제를 지내오다 그것을 금한 뒤로 절을 짓고 감악사라 한 것으로 보인다.
신라 때 지은 감악사는 빈대 때문에 망하고 신라 헌안왕(재위:857∼861) 때 왕이 재창건하였다.
그 후 고려 공민왕 때 벽암선사가 연수사를 중창하였다고 한다.
감악산의 산 이름은 거룩한 산, 신령스런 산, 큰 산의 뜻이 되는 감뫼로 곧 여신을 상징한다.
감악산의 전설로는 연수사 샘물로 신라 헌강왕이 중풍을 고쳤다하는 얘기와 고려 왕손에 출가한 여승과 유복자와의 사연을 담고 있는 연수사 은행나무가 유명하다.
연수사는 절 이름에 물 수(水)자를 넣어 지었듯이 샘과 인연 깊은 사찰이다
이름 모를 병에 시달렸던 헌안왕이 이 절 부근의 약수를 마시고 병을 고친 뒤에 감사의 뜻으로 지었다고 한다. 거창군에서는 가조면의 고견사(古見寺)와 함께 손꼽히는 큰 사찰이나 자세한 연혁은 전하지 않는다.
1991년에 혜일(慧一)이 대웅전을 개축하는 등 절을 새로이 꾸며 오늘에 이른다. 건물은 대웅전과 종각·세석산방(洗石山房) 등이 있다. 특별한 유물은 전하지 않고 절 앞에 수령 600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
☆ 연수사 은행나무(演水寺銀杏─)
무촌리 마을회관앞 은행나무는 전하는 말에 의하면 옛날 한 고승이 연수사를 다녀오던 길에 이곳 마을 앞에 심은 것이라 한다. 연수사의 은행나무는 수나무이고 무촌리의 은행나무는 암나무로서 멀리 서로 마주 보면서 짝을 이루어 종자를 맺게 된다고 한다.
1970년대에 연수사의 스님이 무촌리를 찾아와서 이 나무에서 채집된 은행종자를 연수사로 돌려 달라고 했다가 마을 주민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되돌아갔다고 한다.
아무튼 연수사 앞 은행나무는 1993년 1월 8일 경상남도 기념물 제124호로 지정되었다. 거창읍 남서쪽에 위치한 감악산(甘岳山:951m) 북쪽의 해발 800m 지점에 있는 연수사(演水寺) 경내에서 자라고 있다.
전나무 한 그루와 마주 보고 서 있는 수나무이다. 높이 38m, 가슴높이의 줄기둘레 6.6m, 수관폭은 동 13m, 서 8m나 되는 웅장한 나무이다. 예로부터 열매가 많이 달리기로 이름나 있다. 신라 고승 원효(元曉)가 심은 수목으로 전해진다.
연수사 은행나무와 관련하여 눈물어린 이별의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고려 때 이 절에 보살이 있었다. 이 보살은 원래 사대부 집안의 규수로서 왕족과 혼인을 하였으나, 무신의 난 때 남편이 죽고 문중이 몰락하는 바람에, 유복자를 데리고 이 절을 찾아와서 부처에 귀의하여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이 절에 금강산에서 왔다는 한 노승이 머물게 되었는데, 이 아이를 데리고 가 훌륭한 인물로 만들겠으니 맡겨달라고 했다. 보살은 아들의 장래를 생각하고 떠나보낼 결심을 한다. 모자는 서로 부둥켜안고는 슬피 울다가 보살은 은행나무를, 아들은 전나무를 절 앞에 심으며 후일을 기약했는데 그때 심은 나무가 이 은행나무라고 한다.
모자의 뒷이야기는 전하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도 은행나무는 무성한 가지를 뻗어 항상 잎을 드리우고 있으며, 전나무 또한 푸르고 곧게 자라 청청한 잎들을 자랑하고 있다. 다만 그때 심었다는 전나무는 30여 년 전 1980년경 강풍으로 부러져 없어졌고, 지금은 이 은행나무만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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