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사(智谷寺)
경남 산청군 산청읍 웅석봉로 396에 있다.
산청읍사무소에 남쪽으로 남강을 건너 내리계곡 방향으로 가면 내리저수지 지나서 우측 방향 길가에 있다. 3.8km 거리다.
지곡사는 산청 지역에서 가장 큰 사찰이었다고 한다. 위치도 현재의 위치보다 조금 계곡아래 쪽 맑은 산장농원자리를 포함하여 내리 저수지 근처를 전부 포함하는 넓은 지역이었던 것 같다.
지곡사는 일제강점기인 1913년을 전후하여 폐사되었다가, 근래 옛 지곡사 산신각 자리에 중창하여 옛 지곡사의 전통을 이어 받아 법등을 밝히고 있다.
옛날의 지곡사는 인근인 내리 772-4번지 일대에 있었는데 통일신라 법흥왕 때에 응진(應眞) 스님이 창건하여 절 이름을 국태사(國泰寺)라 하였다고 조선시대 후기에 기록된 『지곡사용화당기(智谷寺龍華堂記)』에 전한다.
또 진관선사오공탑비(眞觀禪師悟空塔碑)에는 고려 광종(光宗) 대에 고승인 진관 석초(眞觀釋超) 스님을 지곡사의 주지로 임명 하였다고 한다.
당시에 절을 크게 중창하여 선종(禪宗) 5대산문의 하나로 손꼽히는 대찰이었으나 1913년을 전후하여 폐사 되었다.
지곡사와 관련된 문헌은 적은 편인데 전성기에는 300여 명의 스님들이 있었고, 물방앗간이 12개나 되었다고 한다. 절 입구에 홍예다리를 놓아 오색 무지개가 공중에 걸린 듯 하여 다리를 건너면 티끌세상의 번뇌를 씻을 수 있다고 하여 세진교(洗塵橋)라 하였는데 그 홍교는 흔적만 남아 있는 길가에 세진교비(碑)가 홀로 서서 옛 영화를 대변해 주고 있다.
추파 홍유(秋波泓宥, 1718~1774) 스님이 지은 『유산음현지곡사기(遊山陰縣智谷寺記)』에 따르면 지금의 축대 위에는 대웅전이 있었고 왼편에는 약사전 오른편에 극락전이 있었으며 앞에는 큰 누각, 누각 밖에는 천왕문과 금강문이 있었고 회랑과 요사가 좌우로 늘어서 있어 영남의 으뜸가는 사찰로 선객과 시인들이 즐겨 찾던 가람이었다고 전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산음현(山陰縣)』조에는 고려 예부 상서 손몽주(孫夢周)가 쓴 혜월(慧月)과 진관(眞觀)의 두 비(碑)가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귀부(龜趺) 2기만 남아있고 다행히 비문은 기록으로 전해오고 있다.
조선시대 후기인 18세기에 이르러서는 한암 성안(寒巖性眼)과 추파 홍유 스님이 절의 중흥을 도모하였으나 20세기에 들어 일제의 침략으로 폐사가 되었으며 한암대사비와 추파당대사의 탑비가 절 위쪽 300m 지점에 있다.
옛 지곡사지에 남아 있는 유물로는 세진교 각자(刻字), 우물 배례석편, 수조 4기, 귀부2기, 물방아 확(수조), 부도, 장대석, 축대 등이 남아 있다.
무상한 세월과 함께 대찰이 폐허로 변했지만 지곡사지에서 멀리 동쪽으로 황매산(黃梅山)을 바라보면 부처님이 누운 와불 모습으로 바라보며 신비감을 더해준다.
지곡사지는 경상남도기념물 제194호로 지정되어 있다. 현재의 지곡사는 1958년에 강덕이(姜德伊) 스님이 중건 했는데 본래의 지곡사 배치와는 무관하게 전통사찰로 지정되어 있다.
사찰 바로 밑에 승용차 주차가 가능하고 입장료는 없다.
올라가는 입구 계단을 오르면 산신각이 보이고, 다시 산신각 올라가는 계단 옆에 비구니자행중창공덕비가 있다.
쇄락해 폐사된 사찰을 되살려 중창하신 분인가 보다. 원래 위치보다는 다른 위치이지만 옛 자취를 더듬어 중창하신 분의 노고가 담겨 있다.
그러나 현재의 지곡사는 전통사찰로서 명맥만 유지할고 있을 뿐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적지 않다.
대웅전의 주련은
보화비진요망연 報化非眞了妄緣
법신청정광무변 法身淸淨廣無邊
<보신과 화신은 모두 참된 것이 아니라 결국은 허망한 인연이며 법신만이 청정하여 넓고 가이가 없도다.>
천강유수천강월 千江有水千江月
만리무운만리천 萬里無雲萬里天
<천 개의 강에 물이 있으면 천 개의 강에 달이 비치고 하늘 만리에 구름이 없으면 만리가 다 그냥 하늘이라네.>
대웅전 안에는 석가모니불과 입상의 보살상이 있다.
전각의 크기에 비해서 다소 큰 불상으로 보아 아마도 원래의 대찰을 복원하려는 중창조의 의지가 느껴진다.
그 옆에는 오랜 세월을 함께 했을 석조 불상이 금빛 옷을 입고 오랜 세월 누군가를 기다리고 계신다.
정(定)에 들었다기 보다는 그윽한 눈빛으로 기다리고 있는 형상이다.
대웅전 앞뜰에는 종각이 있고 왼쪽으로는 길다랗게 요사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