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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경남

진주 의곡사

by phd100 2021. 7. 23.

 

의곡사(義谷寺)

경남 진주 비봉산 자락에 있는 의곡사는 전통사찰 제69호로 지정된 오래된 사찰이다. 665년(신라 문무왕 5) 혜통조사가 창건했고, 808년에 원측선사, 1193년(고려 명종 24)에 월명선사가 각각 중건했다.

 

임진왜란 때 사찰에서 승병을 양성하고 있었는데 1593년 6월 진주성이 함락되자 승병, 의병, 관민들이 이곳으로 와 일본군에 맞서 끝까지 싸웠다.

당시 ‘근정사’라는 사찰 명칭으로 불리고 있었으나 이 일이 있은 후 ‘의로운 골짜기에 있는 사찰’이라는 의미로 의곡사(義谷寺)라고 개칭하였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 폐허가 되었다.

 

나중에 병사 남이흥이 1618년(광해군)을 전후하여 주지 성간선사를 도와 의곡사를 중건했다. 1898년에 석종선사가 다시 중건하여 오늘에 이른다. 대웅전은 1970년에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팔작지붕으로 중건했다.

 

그리고 의곡사가 소장하고 있는 불설장수멸죄호제동자다라니경(晉州 義谷寺 佛說長壽滅罪護諸童子陀羅尼經)은 경남의 유형문화재 제612호로 지정되어 있다.

 

「장수경(長壽經)」 은 현세의 죄업(罪業)을 모두 소멸(消滅)하고 장수(長壽)의 법을 설법한 내용으로 계빈국(罽賓國) 사문 불타바리(佛陀波利)가 한역한 경전이다.

 

주로 국가의 안녕과 주상전하의 장수, 그리고 선조의 극락왕생 및 가정의 화복을 기원하는 공덕의 목적으로 간행되고 있는 대표적 불경이다.

본서에 임경숙(任慶叔)이 쓴 발문의 간기를 통해 1435년에 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일한 판본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되며. 권말에 각주 및 화주질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있는 기록들이 남아 있고 보관상태도 양호한 책이다.

 

또한 「父母恩重經」과 함께 간행된 것으로 확인되어 조선전기의 불교 판본학과 서지학 분야의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그리고 의곡사 한글비석은 전면에는 중앙에 “(南)無阿彌陀佛 塔”이라 새겨져 있고, 좌측에 이보다 좀 작은 글씨로 “父母生天目連經”이라 한자로 새겨져 있으며, 우측에 대칭이 되도록 이 한자의 음을 한글로 “부묘생쳔목연경”이라 새겨 두었다.

 

그리고 한글과 중앙 글씨의 사이 하단에 ‘丙辰三月’이라 새겨진, 설립연월로 보이는 기록이 있으며 이 비석은 비슷한 모양의 같은 석질로 세워져 의곡사 경내에 보존되어 있는 비석과 비교해 보면, 세워진 지 100년 미만의 근대기의 비석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한글이 새겨져 있는 비석이 워낙 드물고 아직 경상남도 에서는 이보다 먼저 새겨진 것으로 판단되는 한글 비석에 대해 보고된 바 없는 중요한 자료이므로 경상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했다.

 

<의곡사의 근대사>

‘비봉산 의곡사’편액에는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오세창(1864~1953)의 의기로움이, 대흥루(大興樓) 서체에는 성파 하동주의 굳건한 기운이, 현존하는 다섯 개의 한글 비석 중 하나라는 의곡사의 비석에는 “부모생천목연경”자식의 애틋한 효심이 엿보였다.

이어 대흥루의 의곡사 자비범종의 독특한 문양도 범상치 않다. 타종하는 부분에 동남아시아의 지도가 조각되어 있다.

아마도 근대 제작된 종이라 조명 받지 못한 듯했지만 그 의미는 울림으로 다가온다. 타종소리는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퍼질 테니 말이다. 상상만으로도 따뜻한 일이다.

6·25전란에는 문학과 예술 문화도 함께 궁핍에 밀려갈 때, 당시 주지였던 청남 오제봉(1908~1991)은 문인과 예술가들을 의곡사로 거둔다.

묵객들로 북적이며 여울목의 역할을 다했던 의곡사가 있었기에 오늘 진주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 이러한 묵객들의 의표(義表)는 한글 비석 옆 묵죽비로 세워진다.

 

오제봉 스님 덕분에 탄생한 문화재가 있다. 근대 등록문화재 624호로 지정된 의곡사 괘불도다. 괘불도를 그린 화가 정종여는 거창 출신으로 절집과 인연이 깊었던 모양이었다. 재능을 눈여겨 본 해인사 스님의 지원으로 일본유학을 떠나고 돌아와서는 1938년 24살에 스님의 지원으로 괘불도를 그린다.

지금도 스님이나 전통을 전수받은 장인에게서 괘불도가 그려지고 있는데 당시 화가 정종여의 붓끝에서 파격적인 괘불도가 탄생된다.

어느 교수는 독존상(獨尊像)만으로 조성한 화면 구성에서 과감하고 파격적으로 표현한 작가의 창의성을 높이 평가하였다.

매년‘부처님 오신 날’이면 의곡사에서 괘불도를 만날 수 있다. 화가 정종여의 손자 정단일 씨는 할아버지의 유작을 만나러 의곡사를 찾곤 한다고 했다. 그간‘월북 화가’라는 사연에 숨어 있었으나 지금은 온전히 화가 정종여의 괘불도로 볼 수 있게 되었다.

 

풍경소리에서, 대웅전 앞 탑의 길어진 그림자에서, 비봉산 골짜기에서의기로움이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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