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전국 사찰 & 함께 가고 싶은 곳
여행-경남

함양 서암정사

by phd100 2021. 10. 3.

 

서암정사

돌을 '조각'해 만든 절 '서암정사' 는 벽송사의 서쪽에 만들어진 역사가 그리 오래지 않은 절이다. 원래는 벽송사의 부속암자로 암자 이름은 “미타굴”이었다. 벽송사의 주지였던 원응스님은 이곳에서 젊은 원혼들의 비탄과 울부짖음을 들었다 한다. 그들의 영혼이 쉴 수 있는 곳, 서암정사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지어진 절이 아닌 만들어진 절이다. 차라리 예술의 경지인 조각품이다 라고 하는 것이 맞을지 모른다. 돌을 조각하여 만든 절, 그것이 서암정사다.

 

이곳 서암정사는 원응(元應)스님이 1960년대 중반부터 터를 이루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는데 6.25전쟁을 전후해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졌던 여기에서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인류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발원으로 불사를 시작했다.

 

암벽에는 불교의 화엄세계 를 상징하는 갖가지 마애불로 가득 채워져 있고, 중심에는 불경 속 극락세계의 장엄함을 석굴 속에 재연해놓은 석굴법당이 있다.

 

온통 바위와 돌이다. 절집 입구 바위벽에는 사천왕을 새겼고, 통로는 바위를 뚫어 만들었다. 눈 닿는 곳마다 크고 작은 석상과 석탑이다. 원응스님은 이상세계를 상징하는 극락세계와 내면의 이상향을 구현하기 위해 1989년부터 1998까지 약 10여 년간에 걸쳐 바위를 파내어 조각법당을 완성했다. 처음에는 무협소설에나 나올듯한 산중 정원의 분위기라 느꼈다.

 

절벽 쪽으로 테라스처럼 내어놓은 넓은 마당에 서면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아득히 보인다. 마주하는 칠선계곡과 백무동 계곡 사이의 창암산 자락이 눈앞에 성큼 다가온다.

 

서암정사를 찾는다면 석굴 법당에 꼭 들어가 보아야한다. 그곳에서는 스스로 작아짐을 느끼게 되고 이름 모를 타인들을 위한 기원이 쑥스럽지 않다.

굴법당 내부는 조금의 빈틈도 없이 조각으로 가득 차 있다. 모든 부처와 모든 보살과 구름과 꽃들이 이 한곳에 모였다. 극락세계와 이상향을 위해, 그것에 대한 기원이 얼마나 간절한지를 그 자체로 보여주고 있다. 이곳은 홍덕희라는 장인이 무려 11년간 조각했다고 한다.

그는 33세 때 서암에 들어와 10여 년 동안을 굴법당 조각에 전념하다 44세가 되어서야 제대로 햇빛을 보았다고 한다. 젊은 석공은 매일 아침 목욕을 하고 망치와 정으로 바위를 쪼았다 한다. 들리는 것은 연못의 물줄기 소리 뿐, 연못 아래에는 그가 거처하던 굴피집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摩河大法王(마하대법왕) 거룩하고 위대하신 법왕 부처님이시여

調御三千界(조어삼천계) 온 세상을 조화롭게 뜻대로 이끄시옵소서.

마하(摩訶)는 인도말로 마하(maha)의 음(音)역으로 크다, 많다는 뜻이다.

 

비로궁(琵蘆宮), 大方廣門(대방광문) 부처님의 세계 즉 화엄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무한광명(無限光明)의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의 궁전의 크고 넓은 문인 대방광문(大方廣門)으로 들어가는 문으로 중생들이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는 이세상에서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華嚴海會(화엄해회) 큰 무리의 대중들이 화엄의 세계에 모여 있도다.

 

安養門(안양문) 안양국(安養國)으로 들어가는 문으로 극락세계(極樂世界)가 곧 안양국이다. 즉 영원한 안식처인 극락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다.

 

백천강하만계류(百千江河萬溪流) 수많은 강과 하천의 물과 수만 갈래의 시내물은

동귀대해일미수(同歸大海一味水) 모두 한곳으로 모여 큰 바다를 이루니 그 물맛 또한 한가지 물맛이다.

비록 각양각색인 사람이지만, 모두 부처님의 품으로 모이면 모두가 하나이다.

 

 

▲ 석굴법당(안양문 安養門),

념념미타불(念念彌陀佛) 항상 아미타불을 생각하고 의지하면

보보안양국(步步安養國) 어디든 걸음 걸음마다 극락세계이어라.

 

▲ 극락전(極樂殿)내부 신장단(神將壇) 전경,

신장(神將)은 불법을 옹호하는 선신(善神)으로서, 화엄사상(華嚴思想)의 39위 신장을 위시해 많은 신장이 있다.

석굴법당(石窟法堂)의 극락전(極樂殿)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전면에 보이는 것이 신장단(神將壇)이다.

신장단에는 합장을 한 중앙의 동진보안보살(童眞普眼菩薩)을 위시해 각기 다른 복장에 다른 병기를 지닌 신장들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 본존불(本尊佛)인 아미타불(阿彌陀佛)

아미타불(阿彌陀佛)은 석굴법당(石窟法堂)의 주불로서 정서향(正西向)으로 가부좌(跏趺坐)를 하고 있으며 협시보살(挾侍菩薩)로 왼쪽에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과 오른쪽에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을 거느리고 있다.

 

아미타불은 무량광(無量光),또는 무량수(無量壽) 등으로 뜻이 번역되며 극락세계(極樂世界)교주(敎主)로서 무량한 선근(善根) 대중(大衆)을 교화(敎化)하고 계시는 부처님이시다.

 

구원겁(久遠劫) 전에 세자재왕불(世自在王佛) 앞에서 발심(發心)하여 법장비구(法藏比丘)의 몸으로 48가지 서원(誓願)을 세워 부단한 수행를 거쳐 십겁(十劫)전에 성불했다고 한다.

아미타불에 관한 경전 중에 우리 대중에게 많이 읽혀지는 경이 아미타경(阿彌陀經)으로서 극락세계의 갖가지 장엄(莊嚴)에 대한 내용이 조각으로 잘 설명되어있다.

 

▲ 부루나(富樓那) 존자(尊者).

부루나 존자는 변재가 뛰어나 불제자중 설법 제일로 칭송된다.

바라문의 큰 부자의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때부터 대단히 총명했다고 한다.

부처님과 생년월일이 같으며 부처님이 성도하여 녹야원(鹿野園)에서 설법하심을 듣고 부처님께 귀의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여러 곳을 다니며 인격과 교화로 중생교화에 힘을 기울였다.

 

존자님(尊者任)의 모습은 우리네 선승(禪僧)들의 사자후(獅子吼)를 토하는 모습이며 법문에 감동되어 세상 온갖 부류의 사람들은 물론이고 짐승과 잠자리 등의 미물(微物)들까지 모여들어 부루나 존자의 설법을 듣고 있는 모습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왼손에 단주와 지팡이를 들고 정좌한 채 설법하는 부루나 존자의 모습이 금방 목소리가 들려올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준다.

 

부루나 존자의 좌우에 조각된 주련(柱聯)의 뜻은 극락세계나 아미타불을 멀리서 찾지 말고 자신의 마음에서 찾으라는 내용이다.

아미타불재하방(阿彌陀佛在何方)아미타불이 어디에 계시느뇨

유심정토자성불(唯心淨土自性佛)오직 마음이 정토요 자신의 성품이 부처다.

 

▲ 지장보살상(地藏菩薩像).

지장보살(地藏菩薩)은 구원겁(久遠劫) 전에 사자분신구족만행불(獅子奮迅具足萬行佛)앞에서 발심(發心)하여 지옥중생(地獄衆生)들을 모두 제도(濟度)한 후 자신도 성불하겠다고 서원(誓願)을 세운 보살이다.

자비서원(慈悲誓願)의 심량(心量)이 광대(廣大)하여 무변심보살(無邊心菩薩)이라고도 한다.

왼손에 지혜의 보주(寶珠)를 들고, 오른손에는 육환장(六環杖)을 들고 있다.

보주에서 나는 지혜의 광명(光明)으로 중생의 무명(無明)을 깨우치고 육환장이 진동하는 곳에 지옥의 철성(鐵城)이 무너진다.

구원겁(久遠劫)의 수행으로 이미 오래전에 번뇌의 경계(境界)는 초월하였으나 지옥의 문 앞에서 눈물을 거둘 날이 없다고 한다.

지장보살 부조(浮彫)의 하단에 묘사되어 있는 지옥의 모습은 고해(苦海)에서 갖가지로 몸부림치는 중생의 괴로운 모습을 잘 보여 준다.

고통을 받으면서도 나 혼자만이라도 먼저 벗어나려고 아비규환(阿鼻叫喚)하는 현실을 잘 나타내주고있다.

상단에는 지장보살의 원력(願力)으로 지옥을 벗어난 중생들이 구름과 반야용선(般若龍船)을 타고 느긋이 극락세계(極樂世界)로 인도(引導)되는 모습이 보인다.

 

지옥(地獄)과 천당(天堂)이 따로 있겠는가? 눈이 멀면 지옥이요,

마음을 비우면 그곳이 천당이 아니냐. 나와 너의 벽을 허물고, 고락(苦樂)의 집착마저 외면하면 이르는 곳마다 극락이요, 걸음 걸음 연꽃 세계이다.

 

 

'여행-경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양 상림  (0) 2021.10.03
함양 오도재  (0) 2021.10.03
함양 벽송사  (0) 2021.10.03
함양 동호정  (0) 2021.10.03
함양 연암물레방아공원  (0) 2021.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