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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경북

문경 고모산성 토끼비리길

by phd100 2021. 10. 6.

 

영남대로 옛길(토끼비리길)과 고모산성

문경 시내에서 문경읍, 충주방면으로 3번 국도를 따라 계속 S자형 만곡지형인 강변을 끼고 달리면 오른쪽 강변을 따라 하늘로 치솟은 기암괴석과 층암절벽위에 고모산성이 위용을 자랑한다. 그 아래 이어지는 맑고 푸른 강 위에는 가지런히 철교와 함께 4개의 교량이 모습을 나타내어 자연과 인공의 묘한 조화를 나타내는 곳이 진남교반(鎭南橋畔: 경북팔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지형)으로 마성면 신현리에 속한다.

진남교반은 봄이면 진달래 철쭉이 만발하고 계절 따라 천태만상으로 변하는 금강산을 방불케 한다 해서 문경의 소금강으로 불리우고 있다. 진남휴게소 폭포 왼쪽 암벽 위에는 “경북팔경지일” 이라 새겨진 석비가 세워져 있다.

국도를 따라 펼쳐지는 울창한 수림이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기암절벽, 조령천이 영강에 합류하여 굽이도는 강변 모래벌과 아름드리 노송이 우거진 진남숲 일대는 울창한 산림과 더 넓은 모래사장이 풍부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여 하절기의 강변휴양, 야유회, 각종 수련대회 장소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고모산성과 영남대로 옛길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로는 “진남휴게소”에서 부터 시작되는데, 이건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다. 휴게소는 위락시설로 보트 놀이장, 미니카 놀이터, 식당, 편의점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있다.

옛날에는 영남에서 서울로 갈 때 영강을 건너고, 토끼비리길을 암벽타듯이 걸어서 고모산성으로 들어가서, 북쪽 문을 통해 한양으로 갔다.

지금은 고모산성과 옛길(토끼비리길) 입구를 완전히 막아, 案內圖 마져도 볼 수 없다. “카트랜드” 방호벽을 따라 3분정도 가면(산성으로 가는 길안내 표시도 없다) 궁핍스런 산성과 토끼비리길 안내 표시가 있다. 여기서 산성 입구 진남문까진 15분이면 충분히 간다. 바로 진남문이 보인다.

 

산성으로 오르는 길 3분 만에 옛날 석탄을 실어 나르던 폐 선로와 터널도 보인다. 내려올 때는 걸어서 철교를 지나, 진남휴게소 시발점으로 갈수 있다.

터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 놓진 않았지만 깜깜한 터널을 더 이상 들어 갈 수 없다. 뭔가는 관광시설이 필요하다.

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은 넙적한 돌 박석을 깔아 두어 운치있게 보이고, 편안한 도보길이 산성의 풍경을 한층 배가 시켜 준다,

5분 정도 걸으면 산성 안내판이 있고, 왼쪽으로 산성 정문 진남문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옛길 토끼비리 길 표지판이 보인다.(처음부터 토끼비리 길로 가지 말고, 산성을 먼저 보고 토끼비리길로 갈 것)

 

올라가서 보면 알겠지만 고모산성은 교통의 요지일 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지형상의 특성 때문에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이곳을 지나지 않고서는 영남에서 한양으로 갈 수없는 길목이고, 그 험준함이 방어하기에는 천혜의 암벽이 길을 막고 있다.

그래서 영남의 선비들이 이 곳 토끼비리 길을 따라 수없이 왔다 해서 그 암벽 길바닥이 반질반질하다.

처음 5세기경 신라가 북진정책을 펼치기 위해 최초로 쌓은 성이 이 고모산성이다. 그 후 석현성 등의 성곽유적은 조선시대의 관성이 였다고 하니, 한 지역에 시대별로 다양한 성곽문화유산이 존재하는 국내 유일한 곳이다. 올라가는 삼거리에 왼쪽으로 고분군으로 가는 길이 있지만 무덤 옆을 지나는 산책길이기 때문에 하산할 때 여유 있으면 한 바퀴 돌아 볼 수 있다.

 

2004년 발굴조사를 했는데 남문터와 성내 옹벽시설, 싸움을 할 때 던지기 위한 주먹크기의 냇자갈돌무지와 투석용 몽돌무지, 성체벽을 보호하기 위해 성벽 바닥부분에 덧대어 쌓은 또 다른 벽체인 성외 보축성벽 등이 확인 되었다.

성문은 현문(顯門) 형태로 바깥에서 볼 때 입면凹자 모양을 하고 있다. 일반적인 성문에는 문루가 있지만, 고모산성은 발굴조사시 문터에서 건물과 관련된 유구 및 유물이 발견되지 않아 상단부의 문루 시설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성곽위로 오르면 진남교반이 발아래 있어 다리위로 흐르는 차량행렬이 개미 같고, 파란물위에는 건너편 산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어 한 장의 그림이다. 성곽위엔 바로 낭떨어지라 겁도 난다.

 

이광경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을 주제로 하는 사진이 있는 곳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산성안에는 영남선비들이 지나면서 무사안일을 빌었던 성황당도 있고, 주막을 재현해 놓은 두체의 집도 있는데 관리를 하지 않아 황토먼지가 뽀얐다.

 

이제 고모산성의 진남문 왼쪽으로 난 성곽위를 밟으며 영남대로옛길(토끼비리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성곽이 끝나는 맨 끝에 토끼비리길 안내판과 첫 번째 나무계단다리를 만난다. 500m 정도의 토끼비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왼쪽엔 깍아 지른 바위절벽이, 오른쪽엔 가파른 급경사, 거의 수직에 가깝다. 미끄러 졌다면 수십 길 아래 영강(穎江) 깊은 물속으로 빠질 것 같다.

옛날 짚신신고 지나갔던 좁고 가파른 바위길 바닥이 닳아 반질반질하다. 등산화가 아니면 미끄러 질것 같다. 왜 이리 관갑천잔도가 비가오거나, 눈이 오거나, 낙엽이 쌓이면 위험한 곳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1380년 우왕6년부터 1434년 조선 세종16년 까지 문신을 지냈던 면곡 어변갑선생이 이 길을 지나며 글을 지어 남긴 안내판이 있다. 영남대로 옛길의 한 구간인 이곳 토끼비리를 지나는 것이 매우 험난하고 힘이 들었음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시라고 한다.

 

관갑천잔도(串岬遷棧道: 관갑의 사다리길)라고도 하는 이 길은 조선시대 주요 도로 중 하나였던 영남대로 옛길 중 가장 험난한 길로 알려져 있다.

 

‘비리’란 강이나 바닷가의 위험한 낭떠러지를 말하는 ‘벼루’의 사투리로, 927년(고려 태조 10) 왕건이 신라 경애왕이 후백제 견훤으로부터 침공을 받고 있으니 구원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기병 5000명으로 남쪽으로 진군할 때 이곳에 이르러 길이 없어졌는데 마침 토끼가 벼랑을 따라 달아나는 것을 보고 따라가 길을 내게 되었다 하여 ‘토천(兎遷)’이라 부른 데서 유래한다고 전한다. 일명 ‘토끼비리길’

 

군데군데 사람들이 걸을 수 없을 정도의 가파른 바위길에는 목재난간길을 설치해 두었다. 구비구비 길이 아찔할 정도로 위험하다.

암튼 반들반들해진 바위 잔도는 얼마나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 길로 걸어 다녔는지 짐작하게 만든다.

이 길이 문경새재 조령문을 지나 이화령옛길로 이어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이 이곳 하나 뿐이 었으니 당연히 교통 체증도 있을 법도 하다.

 

30분정도 가다보면 병풍바위 전망대로 올라가는 안부에 닿는다.

여기부터는 영강으로 내려가는 내리막길인데, 문제는 다 내려가서는 처음출발지로 오려면 진남역을 지나 찻길을 따라 40여분 이상을 도보로 가야 만 진남휴게소로 갈 수 있다. 시간이 넉넉하면 내려가는 길로 가서 영남대로옛길을 완전 주파하는 것도 추억이 될 것이다.

 

병풍바위 전망대에서 진남교반을 내려다보는 광경은 정말 핸드폰 사진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멀리 보이는 진남숲과 하늘과 맞닿아 있는 고모산성, 옥색빛 영강물, 인간이 그어 놓은 5개의 교량, 그 위의 차량 모두가 옛과 지금의 조화가 잘 어우려져 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왔던 길을 도로 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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