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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충북

진천 농다리, 「생거진천 사거용인: 生居鎭川 死居龍仁」의 전설

by phd100 2021. 10. 20.

 

진천농교(鎭川籠橋)

  (중부고속도로 진천IC를 나와 조금만 가면,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601-32에 있다) 이 다리는 자연석으로 만들어진 돌다리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긴 돌다리이다.

   구곡리 굴티마을 앞을 흐르는 세금천에 놓인 다리로서 축조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문화재전문가들의 고증에 의하면 신라시대에 진천의 도당산성과 청원군의 낭비성에 이르는 군사요로상에 놓은 다리라고 하는데, 일설에 따르면 고려시대의 권신(權臣)인 임연장군이 그의 고향인 구산동(현 구곡리)앞 세금천에 그의 전성기에 놓았다고도 한다.

   이 다리는 사력암질의 자석(紫石)을 쌓아 놓은 다리로서 28수를 응용하여 지네모양을 본따서 음양석으로 놓았는데 매간마다 난석으로 쌓아, 밟으면 움직이고 잡아 당기는 돌이 있어 농다리라 부른다.

   100m가 넘는 길이였다고 하나 지금은 길이 93.6m, 너비 3.6m, 두께 1.2m, 교각 사이의 폭 80㎝ 정도이다.

30㎝×40㎝ 크기의 사력암질 자석(紫石)을 물고기 비늘처럼 쌓아 만들었으나 장마에도 떠내려가지 않고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 특징은 교각의 모양과 축조방법에 있는데, 돌의 뿌리가 서로 물려지도록 쌓았으며 속을 채우는 석회물의 보충 없이 돌만으로 건쌓기 방식으로 쌓았다.

   원래는 28수를 응용하여 28칸의 교각을 만들었으나 지금은 양쪽 2칸씩이 줄어 24칸만 남아 있다.

그 위에 길이 170㎝, 내외 넓이 80㎝, 두께 20㎝ 정도의 장대석 1개나, 길이 130㎝, 넓이 60㎝, 두께 16㎝ 정도의 장대석 2개를 나란히 얹어 만들었다.

   교각에서 수면까지 76㎝, 수면에서 하상까지 76㎝로 옛날에는 하상이 낮아 어른이 서서 다리 밑을 지날 수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복개로 하상이 높아졌다.

작은 낙석으로 다리를 쌓은 방법이나 다리가 떠내려가지 않도록 축조한 기술이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으며 동양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다리에 속한다.

   교각의 폭은 대체로 4m 내지 6m 범위로 일정한 모양을 갖추고 있고, 폭과 두께가 상단으로 올수록 좁아지고 있어 물의 영향을 덜 받게 하기 위한 배려가 살펴진다.

비슷한 예가 없는 특수한 구조물로 장마에도 유실되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상판석의 돌은 특별히 선별하여 아름다운 무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생거진천 사거용인: 生居鎭川 死居龍仁」의 전설

 

충청남도 진천 지방과 경기용인 지방에서는 「생거진천 사거용인: 生居鎭川 死居龍仁」이란 말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살아서는 진천이 좋고 죽어서는 용인이 좋다는 뜻으로, 여기에는 한 기막힌 사연이 베어있다.

 

옛날. 진천 땅에 추천석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그의 아내 옆에서 잠시 잠이 들었다가 애절한 통곡 소리가 들려 잠이 깨었다. 그 통곡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자기 아내였는데 이내 자식들도 따라 울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왠 갑작스런 울음이냐며 물었지만, 아내는 우리를 두고 먼저 저 세상으로 가시다니 라고 하면서 목놓아 울었다. 그는 곧 싸늘하게 누워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이내 지금 상태는 혼백이란 걸 알아차릴 때쯤 저승사자들이 와서는 그를 데려갔다.

 

  결국 염라대왕 앞에 엎드린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어디서 왔느냐." "예, 소인은 진천에서 온 추천석이라 하는 자입니다." "뭐라고?" 염라대왕은 대경실색하며 놀랐다. 용인 땅의 추천석을 불러 들여야 했는데, 저승사자들의 실수로 진천 땅의 추천석을 데려온 것이었다.

 

  염라대왕은 데려온 추천석을 풀어주고 용인 땅의 추천석을 데려오라고 명을 하였다. 일이 꼬이려 했던지 두 사람은 이름과 태어난 날 또 시간이 같았던 것이다. 즉 이름과 사주팔자가 같았던 것이다. 추천석은 가족과 재회하기 위해 쏜살같이 집으로 향했다. 그랬으나 이미 육신은 땅에 묻히고 집에는 위패만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몸을 찾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아내를 연이어 불렀지만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실의에 빠진 그에게 묘한 생각이 떠올랐다. 용인의 추천석 몸을 빌리려는 생각이었다. 그는 이내 용인으로 갔더니, 용인 추천석은 얼마전 염라대왕이 불러 혼백은 저승으로 가고, 육신은 다행히 추천석의 몸엔 약간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 그는 얼른 몸을 빌려 용인 추천석으로 변하게 되었다.

 

  그러자, 그렇게 슬프게 통곡을 하던 용인 추천석 가족들은 꿈틀대며 일어나는 모습을 보자 환희의 눈물로 바뀌었다. "여보, 다시 살아났구려!" 깨어난 그는 여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 그러나 여인과 아들딸은 죽음에서 깨어난 사람의 헛소리라고 만 여겼다. 어떠한 말도 먹혀들지 않는 것을 알게 된 그는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 날 바로 진천으로 향했다.

 

  용인의 아내라는 여인과 자식들은 그런 그를 실성한 사람인양 생각하였는지 잡으려고 뒤따라 왔다. 진천에 도착한 그는 상복을 입은 아내에게 외쳤다.  "여보, 나요 내가 돌아왔소." "뉘신지요, 여보라니요..." 그녀는 돌아온 남편이라 외치는 남자에게 모멸감을 느끼며 동네사람들을 불렀다.

 

  그러자, 뒤따라 온 용인 추천석의 아내는 남편이 잠시 미쳤다며 계속 용서를 구했다. 그는 계속 자신의 처지를 필사적으로 설명하였지만 동네사람들에게 매질을 당하고는 결국 관가로 끌려가게 되었고, 원님도 그가 설명하는 사연을 쭉 들었다.

 

  그리고, 원님의 판결은 이승엔 혼이 문제가 아닌 육체가 인정되니 용인으로 가서 살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자, 그는 체념한 듯 용인으로 향했다. 가족들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사람이 다시 회생하자 이전보다도 대우를 더욱 잘 해주게 되었다.

 

  그러한 나날이 지나자 그도 서서히 새로운 생활에 적응이 되었다. 용인의 추천석은 진천에 살때보다 재산과 땅이 많았으며 아내도 더 젊었다. 그는 이미 그렇게 된 이상 새 삶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이내 곧 행복하게 살았다.

 

그리고, 이런 일이 있어서인지 그 이후부터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란 말이 생겨났다고 전한다. 현재 충북 진천 땅에 입구에 이르면 "생거진천"이라는 표지석이 있다.

 

 

<“살아 진천, 죽어 용인”의 또 다른 이야기>

 

   예로부터 진천지방에 내려오는 말로 “진천에서 살다가 죽어서는 용인으로 간다”라는 말이 있다.

   중국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항주에서 태어나 광동에서 살다가 소주에서 죽는다”라는 말은, 경치가 좋은 항주에서 태어나 음식물이 풍부한 광동에서 살다가 소주의 질이 좋은 관속에 몸을 누인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살기는 산천이 아름다운 진천이 좋고 죽은 뒤는 땅이 좋은 용인이 좋다’는 말일 것이다. 이 말은 다음의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 묘봉리에 한 젊은 남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낮잠을 자다가 산꼭대기로부터 굴러 내려온 수천 근 되는 바위에 깔려 죽었다.

   그 남자의 혼령이 저승에 있는 염라대왕에게 갔는데, 염라대왕이 그를 보더니 “아직 천수(天壽)가 다 되지 않았는데 왜 그리 빨리 왔는가?” 하고서 그를 돌려보냈다.

다시 이승으로 돌아왔지만 시신이 바위덩이에 눌린 채 이미 흙으로 덮여 있었으므로 접신을 할 수가 없어 혼령이 떠돌아 다녀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충청도 진천의 어느 부잣집의 죽은 지 얼마 안 된 외아들의 몸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살아난 그는 진천의 아내와 함께 용인군 묘봉리의 아내도 거느려 각각 아들을 삼형제 씩 두고 천수를 누렸다고 한다.

 

  그런데 후일 그가 죽자 용인과 진천의 아들들 사이에서 혼백 다툼이 생기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 아들들은 관청에 송사를 냈고 그 송사를 맡은 진천군수는, “그가 살아서는 진천에 있었으니 죽어서는 용인으로 가라”라는 판결을 내려서 결국 용인의 아들들이 제사를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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