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사(銀河寺)
범어사(梵魚寺)의 말사이다. 예전에는 서림사(西林寺)라고도 했다.
이 절은 가락국(43-532)의 김수로왕 때 장유화상(長遊和尙)이 창건하였다고 하며,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것을 1600년대에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김해와 창원 사이에 있는 장유신도시의 장유동(長有洞)과 한자가 다르다. 장유동의 한자는 장유화상의 장유(長遊)를 따와 쓰고 싶었지만 쓰기가 불편해 유(遊:놀 유)를 유(有:있을 유)로 표기한 것 같다.)
은하사로 가는 길은 김해 시내 가까이 있지만 자가용이 아니면 가기가 힘들다. 대중교통(시내버스 100번)으로 김해 동부스포츠센터까지 가서 아스팔트 언덕길을 30분 이상 걸어가야 한다. 가는 길은 인도가 없어 차량을 피해 가야한다. 가는 길에는 산림욕장, 동림사로 가는 갈림길이 있어 둘러볼 수도 있다.
은하사는 김해시 삼방동 신어산(神魚山) 서쪽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사찰이다. 사찰 이름은 신어산의 옛 이름인 은하산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처음에 산 이름과 관련시켜서 은하사라고 하였지만, 최근 장유화상이 인도로부터 와서 가야에 불교를 전파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서림사로 바꾸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은하사라고 부른다.
장유화상이 명산 신어산 중턱에 와서 고향인 인도 아유타국의 번영과 안녕을 위해서 기도하며 수행한 사찰이 서쪽의 서림사(西林寺)이며, 이 땅 가락국의 번영과 안녕을 위해 기도하며 수행한 사찰이 동쪽의 동림사(東林寺)라고 한다. 서림사는 이후 소금강사라는 이름을 거처 지금의 은하사로 개칭되어 부르게 되었다. 은하사는 신어산 서쪽자락에 위치한 사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중 하나이다.
(동림사는 임진왜란 때 서림사, 동림사가 함께 불타 없어진 이래, 이후 서림사는 350년 전에 다시 모양을 갖추게 되었던 데 반해, 동림사는 그러지 못했다. 영구암 주지를 거친 화엄선사 한산스님이 1979년에 영구암 조실로서 지금의 동림사 자리에서 여러 석탑의 부재와 주춧돌, 수많은 기와와 도기, 자기 파편들, 그리고 작은 소조불상 1점을 발견하면서 중창불사가 시작되어, 1984년에 시작된 복원불사는 1985년에 법당 대원보전(大願寶殿)의 낙성을 보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주차장에서 첫 번째 돌계단을 오르면 절 밑에 神魚山이라는 山名과 연관 된 연못이 있다. 이 연못에 놓인 반야교의 윗 부분에는 특이하게 쌍어(雙魚) 문양을 했으며 이를 밟고 건너야 한다, 괜찮을까? 쌍어는 가야의 상징으로 신어라고 하기도 한다. 가야의 황후 허황옥의 나라 아유타국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금관가야의 자취를 다니다 보면 물고기 상징물을 종종 볼 수 있다. 옛 가야와 아유타국의 상징이었던 물고기를 이곳 반야교위에 살아 숨쉬게 하고 있다. 더구나 가야불교에서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고 항상 깨어 있기에 수행자의 상징이자 부처를 수호하는 신물이라고 한다. 이런 의미는 사찰의 풍경에 물고기를 매달아 놓은 것과도 무관치 않다. 연못에는 관음보살상을 모셨는데, 수면 위에 비치는 관음보살은 신비감을 갖게 한다.
은하사로 오르는 큰 돌계단으로 만든 입구 모습은 일반 사찰로 들어가는 예사 계단과 다르다. 한발씩 계단을 오르지 못하게 한 것은 부처님께 가는 길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계단 주위 조경수들에서 봄기운이 물씬 난다. 4월 봄이 완연해지면 꽃대궐을 이룬다.
은하사는 일주문이 없고, 사천왕문 만 있는데 사천왕도 대문짝에 그림으로 두분 만 모셨다. 아마 사찰이 앉은 지형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범종루는 대웅전 앞마당에서 들어갈 수가 없고, 사천왕문을 들어서는 아랫 마당에서 만 올라갈 수 있다. 왜 본 마당에서 연결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대웅전 수미단(須彌壇·법당에 부처님을 높이 모시기 위해 만든 단)에는 금관가야의 시조 수로왕 왕후인 허황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쌍어(雙魚) 문양이 있다. 이 문양은 허황옥의 출신지로 전해지는 인도 아유타(阿踰陀) 왕국을 말할 때 항시 인용된다. 은하사를 안고 있는 신어산의 이름도 '신의 물고기'란 의미를 따서 지었다고 한다.
따라서 가야인들은 신어산을 진산(眞山)으로 여겨왔고, 오래전부터 이 중심에 은하사가 자리 잡아 지난 세월을 간직하고 있다. 신어산은 야트막한 산이지만 사찰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사찰 경관과 사찰 진입로의 소나무 숲이 아름다워 영화 '달마야 놀자'가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은하사의 현존하는 당우로는 서림사라는 편액이 붙어 있는 누각인 화운루(華雲樓)를 들어서면, 대웅전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설선당(說禪堂)이 있고 오른쪽에는 명부전(冥府殿)과 오르기 전 왼쪽에는 범종루(梵鐘樓)가 있다. 또, 대웅전 뒤의 왼쪽에는 응진전(應眞殿)과 2동의 요사채가 있고 오른쪽에는 산신각(山神閣)이 있으며, 절 오른쪽 아래에는 현대식으로 지은 객사가 있다.
대웅전은 조선 중기 이후의 건물로서 다포집 계통의 맞배지붕 건물이다. 대웅전 벽화는 2003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대웅전 앞에는 높이 5m 정도의 5층 석탑이 있고, 응진전 앞에는 3층 석탑이 있으나 모두 오래된 것은 아니다.
◇ 은하사 대웅전과 은하사 대웅전 벽화(銀河寺 大雄殿, 銀河寺 大雄殿 壁畵)
대웅전은 맞배지붕*의 다포계** 건물로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이루어진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없어졌으나 조선 중기에 새로 지은 뒤 19세기 초까지 몇 차례 더 고쳐 지었다. 일반적으로 대웅전은 측면보다 정면의 길이가 더 크나 은하사의 경우는 정면과 측면의 길이가 비슷하여 차이를 보인다. 앞면의 공포*** 끝에는 연꽃 모양과 봉황 머리 모양을 화려하게 새긴 반면 뒷면의 공포는 대체로 둥글게 새겨 소박하게 마무리하였다. 앞면과 뒷면에 있는 장식물들은 간격이나 형태가 크게 달라 파격적이다. 건물 외부의 공포와 창호 장식들은 조선 후기 특징을 잘 보여준다.
대웅전 내부 벽면 전체에는 삼세불, 아미타내영도(阿彌陀來迎圖)****, 보살상, 신장상, 나한상, 도인상, 모란 등 모두 32점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중심 벽화인 삼불회도와 아미타내영도는 다른 벽화들과 기법상의 차이가 보이나 전체적으로 18세기 이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의 벽화는 전해지는 작품이 드물기 때문에 벽화 연구에 좋은 자료이다.
《*맞배지붕: 가장 간단한 지붕형식으로 지붕면이 양면으로 경사를 짓는 지붕.
**다포계多包系: 기둥 상부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배치한 양식.
***공포栱包: 처마의 무게를 받치려고 기둥머리에 짜 맞추어 댄 나무장식.
****서방극락세계(西方極樂世界)를 주재하는 아미타불이 왕생자(往生者)를 극락세계로 맞이해가는 모습을 그린 불화.》
내부의 불상 위에 구개(보함)를 설치하고 중앙에만 우물천장을 가설하였으며 단청과 벽화가 잘 남아있다. 현재의 건물은 이들 조각과 구조수법으로 보아 조선조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 명부전(冥府殿)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일괄’은 발원문에 의하면 1687년(숙종18) 김해 신어산(神魚山) 서림사(西林寺) 시왕전(十王殿)에 봉안된 존상으로, 서림사 시왕전은 현재의 은하사 명부전이다. 은하사 명부전 존상은 모두 21구로, 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귀왕, 판관, 사자, 금강역사 등 거의 완전한 존상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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