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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전남

장성 금곡영화마을

by phd100 2017. 4. 18.



전남 장성군에 위치한 ‘금곡마을’은 편백나무 숲이 울창하게 있어 심신을 맑게 해주는 피톤치드 향을 언제나 맡을 수 있는 곳이다.

또한 곳곳에 자리한 영화 촬영지, 시·서·화·어록 등이 담긴 조각품을 접할 수 있다.

임권택 감독의 고향이자 영화 ‘태백산맥’의 촬영지로 쓰인 이곳은 ‘내 마음의 풍금’, ‘만남의 광장’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소박하고 평화롭기 그지없는 ‘금곡마을’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참 한결같은 모습이다.

 

편백나무 숲의 진면모를 확인시켜준 장성의 축령산. 그 곳을 하산하면서 한 마을을 만날 수 있다. 이후 어떤 이끌림을 따라 통제되지 않는 여정으로 장성의 또 다른 모습을 알게 되는 곳이다. 곳곳에 흩어진 예술, 문화의 체취가 그윽하다.

 

축령산 정상에서 정 북쪽에 자리한 금곡마을. 영화촬영지로 주목받아 명소가 된 곳이다. 규모는 가구 수 50호도 안 되는 마을이지만 이 일대의 심미는 규모 따위로 풀이할 수 없다.

마을을 두른 산세, 그 속에 안긴 마을이 일광욕을 즐기는 듯 누워 있다. 자연과 마을이 한 단위의 공간처럼 조화를 이뤘다. 많은 영화 관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이다.

 

마을 초입에서 천천히 둘러보며 안쪽으로 들어가면 다랑논이 있는 농촌에서 봉우리가 잘 띄는 산촌으로 분위기가 바뀐다.

산기슭 경사면이 마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되고 마을 외곽의 길가는 수림이 우거져 있다. 산길은 마을과 자연스레 이어져 마실 길처럼 걷기 편하다. 축령산을 등에 업고 있는 금곡마을의 특징이기도 하다.

 

촬영지라는 기능적, 형태적 명칭이 아닌 그냥 ‘금곡마을’이라 되뇌었을 때 입에서 나와 귀로 들리는 소리가 정겹다.

예전의 길바닥은 정갈하게 포장됐고, 축령산에서 내려오는 관광객이 들릴만한 음식점과 찻집 등이 만들어지면서 오지의 느낌은 예전에 비해 퇴색했으나 번잡한 바깥세상과는 멀리 떨어진 오지의 고요함, 조용함이 여전히 좋다.

거기에 축령산에서 내려온 시원한 편백 향 내음은 심신을 맑게 한다.

 

골목길을 두루 걸으며 이곳에서 촬영된 작품을 상기하노라면 옛 분위기가 마을에 덧칠되면서 향수를 달래준다.

이 마을이 촬영지로 이름날 수 있었던 작품은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이다. 또 장성은 임권택 감독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의 시선으로 탄생한 영화 속 세상을 보며 얼마나 많은 감동을 느꼈던가. 이곳에서 그의 예술혼이 연소됐다고 생각하니 발걸음이 조금은 더 신중해진다. 양손의 엄지와 검지를 맞물려 손가락 사각 틀 속으로 여기저기 구도를 잡아보는 재미도 오랜만에 느껴본다.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곳에서 인걸이 뛰어나다 했던가. 암행어사 박문수가 아름다운 강산으로 첫손에 꼽은 장성은 예부터 대 문장가들을 많이 배출한 고장으로 유명했다.

 

조선시대, 철종을 찾아온 중국 사신이 한 글귀를 내놓으며 답을 요구했다. 궁내에서는 답을 내놓는 이가 없었고 이에 장성의 학자인 노사 기정진 선생을 불렀고, 명쾌한 답이 나왔다.

그 후 “장안의 수많은 눈이 장성의 눈 하나만 못하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또 흥선 대원군은 “장성에서는 글 자랑 마라”며 문장가의 고장임을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