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 사찰건물 추녀마루위의 잡상(雜像)>
궁전, 문묘, 성루, 사찰의 전각 등의 내림마루 또는 추녀마루 끝에 여러 신상(神像)이나 수신(獸神)을 조각하여 일렬로 놓는 작은 짐승 형상들을 잡상(雜像)이라 말한다.
이들은 모두 10 개로, 중국 명나라의 장편 신괴(神怪) 소설인 「 서유기 」에 등장하는 인물과 토신(土神)을 형상화한 것이다.
잡상을 전의 높은 처마 마루에 올려놓은 것은 궁궐의 길상안정과 소멸재화를 염원하고, 임금의 공정무사를 빈다는 의미를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절의 지붕에 잡상이 있는 경우도 왕실의 제사를 지낸다거나 능 주변에서 축원을 하는 등, 왕실과 관련을 맺은 사찰에 국한된다.
이들이 지붕 위에 등장한 것은 요나라 때인 9 세기 말부터이며 명나라와 청나라에 이르러 널리 퍼졌으며 이들이 우리나라에 건너온 것은 고려시대일 것으로 추정한다.
대당(大唐) 황제의 칙명으로 불전을 구하러 인도에 가는 현장삼장인
①대당사부(大唐師傅), ②손오공으로 알려진 손행자(孫行者), ③저팔계(猪八戒), ④사화상(沙和尙), ⑤마화상(麻和尙), ⑥삼살보살(三煞菩薩), ⑦이구룡(二口龍), ⑧천산갑(穿山甲), ⑨이귀박(二鬼朴), ⑩나토두(羅土頭) 등으로,
앉거나 혹은 엎드리거나 혹은 뒤로 젖혀 앉아서 집안으로 들어오는 잡귀를 막는 구실을 한다.
잡상을 다루고 있는 각각의 동물들의 이름에 대해서는 경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맨 앞쪽의 선인상, 용, 봉, 사자, 기린, 천마, 해마, 물고기, 해치, 후, 원숭이 등 모두 11 가지이다.
<잡상 배열>
궁전의 추녀마루에 배열되는 잡상은 맨 끝에 자리 잡고 있는 선인을 제외하고 보통 10종류가 된다.
이 잡상은 전각의 등급에 따라, 배열되는 수나 크기가 조정되었다.
예컨데, 중국에서는 황제 궁에 11개를 올리고 세자궁은 9개, 곤령궁에는 7개가 배열하는 식으로 지위에 따라 숫자가 정해졌다.
잡상의 수는 항상 홀수가 되도록 하였고 짝수는 음의 성질을 갖고 있어 귀신이 범접하기가 수월하여 쉽게 재앙이 따른다고 생각했다.
잡상의 크기와 숫자가 조정되던 관례도 시대가 내려옴에 따라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게 되었다.
예로는 근정전(7개), 숭례문(9개), 경복궁 경회루(11개), 창경궁 홍화문(5개), 창덕궁 돈화문(7개), 수원 팔달문(4개), 창덕궁 인정전(9개), 경복궁 동십자각(5개), 덕수궁 중화전(10개, 계룡산 신원사 중악단(7개)가 놓여져 있다.
1.대당사부(大唐師父): 잡상의 첫순위에 놓인다. 당나라때의 "삼장법사"(현장)가 실제 인물이었기 때문인지 사람의 얼굴 모습으로 삿갓을 쓰고 있는 형상이다.
2.손행자(孫行者): 손행자는 "손오공"이라고하며 원숭이의 얼굴 모습을 하고 있으며 삿갓을 쓰고 앞발을 버티고 앉아 있다.
3.저팔계: 저팔계는 멧돼지를 말하며 얼굴의 모양은 돼지의 형상이고 삿갓은 쓰지 않았다.
4.사화상(獅畵像): 사화상은 "사오정"을 말하며 옥황상제를 모시고 궁전에서 수렴지리를 했다는 짐승이다. 얼굴 모습은 사자상을 하고 있으며 삿갓은 쓰지 않았다.
5.이귀박(二鬼朴): 이귀는 중생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욕구인데 낙을 얻으려는 得求와 낙을 즐기려는 命求이다. 허리의 앞과 뒤에 뿔이 난 짐승의 형상이다.
6.이구룡(二口龍): 입이 둘이어서 이구룡하며 머리에는 두 개의 귀가 나있고 입은 두 개로 보인다.
7.마화상(馬畵像): 마화상은 말의 형상을 말하고 있다.
8.삼살보살(三殺菩薩): 삼살이란 세살, 겁살, 재살 등으로 살이 끼어서 '불길한 방위'라는 뜻으로 쓰이는 용어이다. 모든 재앙을 막아주는 잡상이다.
두 손을 합장하고 무릎위에 팔꿈치를 받치고 허리를 꾸부려 앉은 모습이다.
9.천산갑(穿山甲): 인도 중국 등지에 분포된 포유동물의 일종이다. 머리 뒤통수에 뿔이 돋혀 있고 등이 다른 잡상보다 울퉁불퉁 튀어 나왔다.
10.나토두(羅土頭): 짐승같이 생긴 귀신으로 작은 용의 얼굴형상 또는 검붉은 곰의 형상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그림은 그려져 있지 않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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