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불상
불상은 하나가 아니고 수없이 많다. 불상은 도상(圖像: 손모양, 손에든 물건, 자세)과 양식이 시대와 지역, 민족에 따라 다르다. 불상의 종류가 많은 것은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 한가지만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 불상은 크게 여래와 보살이 있다.
㉮여래는 석가여래, 아미타여래, 비로자나여래로 변하는데 수인(手印, 손모양)이나 옆에 거느린 보살상의 모습으로 판별한다.
㉯보살로는 관음보살(觀音菩薩)이 가장 큰 보살이다.
여래와 보살 중 실존 인물은 석가여래뿐이며, 다른 여래와 보살은 무한한 빛, 무한한 삶, 진리, 자비심(사랑), 지혜, 실천 등 종교적 관념을 형상화한 것이다.
1. 석가여래불
유일하게 실존했던 인물이다. 그는 중인도 카필라성의 왕자로 인생의 괴로움과 허무를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는가 고뇌하다가 보드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고 환희한다.
즉, 그는 진리를 누구에게 의지하여 깨달은 것이 아니고 스스로 노력하여 자기힘(自力)으로 깨달았기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노력에 따라 석가모니처럼 진리를 터득하여 깨달음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역설 하였다.
그러한 석가여래를 예배대상으로 만들 때는 탄생하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이 세계에 나만이 홀로 존귀함)」을 웅변하는 모습인 탄생불, 깊은 명상에 잠기는 선정인불(禪定印佛), 설법하는 모습의 설법인불(說法印佛)등으로 조성된다.
그러나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깨달음(正覺)이기 때문에 깨달았을 때의 모습을 나타낸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켜 대지의 여신을 불러내어 석가의 깨달음을 증명시키자 악마가 항복 함)의 석가여래가 가장 많이 조성 된다.
아시아 국가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에서 성행해 8세기 중엽이후 고려, 조선을 거쳐 지금까지 한국 불교미술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인 작품이 경주 토함산 석굴암 본존불(本尊佛)이다.
2. 아미타여래불(노사나불)
피나는 노력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깨달음을 이룬다는 것은 곧 구원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깨달음에서 구원으로 불교의 초점이 옮겨진다. 그러자 불완전하고 나약한 중생 모두를 쉬운 방법으로 구원하려고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가 등장한다.
무한한 빛과 무한한 삶을 상징하는 아미타여래는 모든 중생을 구원하고자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적극성까지 보인다.
아미타여래를 믿으면 자신이 힘들게 노력하지 않고도, 즉 절대적 존재인 아미타여래라는 타력(他力)에 의해 손쉽게 구원받아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되므로 중생에게 가장 인기 있는 불상은 바로 아미타여래이다.
아미타불 이외에도 무량수불, 무량광불 등 12개의 다른 이름을 가지고 계시며 화엄경에 등장하는 노사나불 또한 이 아미타불의 다른 이름으로 사료된다.
- 아미타불의 수인은 오른손은 들어올려 엄지와 검지를 맞대고 왼손은 손바닥을 보이며 늘어뜨리는 아미타 정인과 구품인이 보통이지만 가끔 설법인(전륜법인)을 취한다.
협시보살로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보편적이기는 하나 관세음과 지장보살을 좌우에 배치하거나 또는 좌우로 네 보살씩 팔대보살(관음, 세지, 문수, 보현, 미륵, 지장, 제장애, 금강장)이 배치되기도 한다.
그리고 아미타불을 주불로 봉안한 전각을 무량수전, 극락전, 미타전이라고 부른다.
아미타여래도 7세기 삼국시대 말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조성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은 통일신라 720년에 만든 감산사(甘山寺) 아미타여래상이다.
3. 비로자나여래불
중생들은 비록 아미타여래로 깨달음을 쉽게 얻어 구원을 받기는 하지만 불교는 원래 자력신앙(自力信仰)을 강조하였으므로 석가여래로 되돌아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석가여래는 역사적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절대적 존재로 의지하기에는 왠지 조심스러운 기분이 든다. 그리하여 석가여래 자체보다도 석가여래가 설법한 진리 자체를 형상화하여 예배대상으로 삼았으니 그게 바로 비로자나여래(毘盧遮那如來)이다.
비로자나라는 말은 진리를 태양빛에 비유한 것이다. 이것은 예배대상인 불상에 의지하지 말고 ‘진리에 의지하라’는 석가모니의 유언을 실천하려한 것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진리를 예배대상으로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눈으로 보이는 불상을 만들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진리를 지권인(智拳印: 오른손 검지를 왼손이 쥐고 있는 손짓)으로 취한 여래상으로 형상화하여 예배대상으로 삼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비로자나불이 생기게 되었다.
이러한 여래는 8세기 중엽 통일신라시대부터 시작되어 고려, 조선시대까지 지속적으로 성행되었는데 우리나라에만 있는 현상이다.
- 비로자나불상은 주로 주먹을 가슴에서 아래로 포개고 밑의 왼손 검지를 오른손 주먹으로 감싸거나, 주먹쥔 왼손을 오른손으로 감싼 지권인하고 계신 것이 통례이다.
- 비로자나불상은 대광명전, 대적광정, 비로전 등에 모셔지며 협시보살로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좌우보처로 하기도 하지만 불전이 클 경우에는 보신불로서 노사나불, 응화신불로서의 석가모니불과 함께 삼신불을 모시는 경우가 보편화되어 있다(구례 화엄사)
대표적인 작품이 865년에 조성된 철원 도피안사(到彼岸寺) 비로자나여래상이다.
4. 관음보살(觀音菩薩)
보살은 고통에 허덕이는 중생들을 모두 구원할 때까지 여래가 되지 않겠다고 맹세한 실천적 구도자의 이상적 존재이다.
실제로 그러한 훌륭한 사람을 보살이라고도 한다. 그 한 예로 신라의 원효대사를 보살로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예배대상인 보살은 대개가 관념을 형상화한 것이다.
즉, 관음보살은 모든 중생을 구원하려는 석가모니의 마음, 즉 자비심을 형상화한 것이다.
관음보살은 보통 정병(淨甁, 온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물이 담긴 병)을 들고 있다.
- 중생들의 고통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그들의 고통을 관하고 거기에 알맞은 모습으로 나타나는 보문시현 해야 할 관세음보살의 모습도 천차만별이어서 그 불상은 백의관음, 양규관음 11면관음, 성관음, 33관음, 천수천안관음, 마두관음, 준제관음, 여의륜관음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보살상이 있다. 그 이명 또한 다양하고 그 불상 또한 무척이나 다양하다.
그 대표적인 예는 석굴암의 십일면 관음보살을 들 수 있다. 지혜를 형상화한 문수보살, 실천을 상징하는 보현보살 등 여러 보살들은 모두 관념을 형상화한 것인데 대개 지물(持物, 갖고 있는 물건)로 보살의 종류를 판별한다.
5. 약사여래(藥師如來)는 중생의 원에 응하여 영험을 보이시는 응신불의 일종으로서 중생들의 온갖 아픔을 치료하여 오래 살도록 해주시며 재난과 근심을 없애 주고 옷과 음식을 많이 주어서 잘 살도록 해주시는 부처님이시다. 약사여래유리광불 또는 대의광불이라고도 한다.
약사불상은 다른 불상과는 달리 손에 약함인 지물을 들고 계신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협시보살로는 일광보살과 월광보살 또는 약사 12지 신상을 거느리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가 기복 신앙으로 불교를 대할 때 약사여래불이 주불로 모셔진 사찰에 가서 기도하는게 낫지 알을까..
6. 미륵불(彌勒佛)은 석가모니부처님이 열반하신 후 56억 7천만년 후에 이 세상에 강림하시어 모든 중생들을 빠짐없이 성불시킨다는 부처님으로서 현재는 부처님들이 이 땅에 오시기 위하여 머무시는 하늘인 도솔천에 계시며 설법을 하고 계신다고 하는 부처님이다.
그리고 미래의 부처님으로서 모든 중생을 성불도로 이끄실 부처님으로서의 미륵불을 봉인할 적에는 미륵전에 다가 모시고, 아직 도솔천에서 시기를 기다리시는 보살의 모습인 미륵보살로서 봉안할 적에는 용화전에 봉안한다.
7.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은 아미타 부처님의 두 가지 덕인 지혜를 상징하는 무량광과 자비를 상징하는 무량수중에서 지혜를 의미하는 무량광을 상징하는 보살로서 모든 중생들에게 지혜의 빛을 평등하게 비추어서 지옥, 아귀, 축생의 3악도를 없애게 하시며, 또 한 번 걸을 때마다 삼천 대천 세계와 마군의 집이 진동하는 무한한 힘을 줌으로 대세지라 한다.
대세지 이외에도 줄여서 세지보살 또는 득대보살 대정진보살이라 부르기도 한다.
관음보살이 보관에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는 것에 반하여 대세지는 아미타불의 오른쪽에 위치하여 머리 내의 보관에는 보배병을 이고 있으며 손은 연꽃을 들고 있거나 합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합장하는 수인의 뜻은 나무아미타불하고 염불하는 수행자를 맞이한다는 뜻이다.
8. 문수보살(文殊菩薩)은 석가모니부처님이나 비로자나불 또는 대일여래의 왼쪽에서 협시하는 보살로서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이다. 문수사리 문수시리 묘덕 묘수 묘길상이라는 이명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문수 보살상은 문수5지라 하여 5계를 맺는 것이 보통인데 이는 대일여래의 5지를 상징하는 것이다. 조각상에서는 이를 오관으로 나타내고 있다.
오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들고 왼손에는 푸름 연꽃을 지니기도 하며 그 좌대는 연화대에 앉기도 하지만 청사자를 타고 있기도 한다.
9. 보현보살(普賢菩薩)은 문수보살과 함께 석가모니 비로자나불을 협시하는 보살이다. 문수보살이 석가모니불의 지덕과 체덕을 상징한다고 한다면 보현보살은 이덕과 정덕, 행덕을 상징한다. 그러기에 문수보살을 대지의 상징이라 하고 보현보살을 대행의 상징이라 하는 것이다.
대체로 보현보살의 형상은 연화대 위에서 합장하거나 손에는 연꽃을 든 경우도 있다. 그리고 코끼리를 타고 다니는 모습도 있다. 그리고 대행을 상징하는 보현보살은 열 가지 행원을 가지고 있다.
10. 지장보살은 중생 제도를 위하여 부처가 되기를 포기하시고 영원히 보살로 남기를 서원하신 보살로서 지옥 문전에서 대비의 눈물을 흘리시며 지옥 중생을 구원하신다고 하는 보살로서 석가모니부처님의 입멸부터 미륵불이 출현하실 때까지 뭇 중생들을 교화하신다고 한다.
지장보살의 형상은 머리를 깎은 민머리가 아니면 머리에 특수한 두건을 쓰고 있다. 가사를 입고 연꽃을 들고 있으며 또 바른손에는 보배 구슬을 들기도 하고 석장을 들기고 하고 동자를 안고 있기도 하다. 지장보살은 명부를 주재하는 소위 십왕을 거느린다.
이렇게 불상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모든 부처님들은 아미타불을 염하기를 원하고 계신다 그렇기 때문에 석가모니부처님 앞에서도 나무아미타불을 염하고 응신불의 모든 부처님들의 앞에서도 그래야 하며, 법신불(비로자나불)의 앞에서도 나무아미타불을 염해야 하는 것이다. 부처님 앞에 절하고 기도할 때 먼저 ‘나무아미타불’을 되내이고 기복하
'불교 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붓다의 수인 (0) | 2020.03.25 |
---|---|
사찰마다 다른 주불전과 불상, 법구 들 (0) | 2020.03.25 |
대웅전(大雄殿) 과 대적광전(大寂光殿) (0) | 2020.03.25 |
대승불교(大乘佛敎) 와 소승불교(小乘佛敎) (0) | 2020.03.25 |
봉청필추가람신위(奉請苾芻伽藍神位) 란? (0) | 2020.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