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오도재(悟道嶺 해발 773m)
경남 함양군 함양읍 구룡리 ~ 마천면 구양리
‘빛이 가득한 고장’이란 뜻의 함양. 해발 1915m의 지리산 천왕봉을 품고 있는 함양. 지리산을 오르기 위해 넘나들어야 했던 수많은 고개 중의 하나인 지안재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꼽힐 만큼 독특한 길의 모습을 자랑한다.
지안재에 이어지는 오도재길은 옛 수도승들이 고개를 넘으며 귀중한 깨달음을 얻어 ‘깨달음의 고개’로 불린다. 기기묘묘한 폭포수들이 이어지는 한신계곡, 한국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천년고찰 벽송사를 지나면 발 아래 구름의 바다가 펼쳐지는 지리산 정상 천왕봉에 이른다.
지안재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기 전에는 세간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사진작가들의 작품이 쏟아져 나옴으로 인해서 각광을 받기 시작해서 지리산으로 가는 길손들은 거의 지안재를 지나가면서 한 컷을 하게 된다. 이것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지안재를 지나 조금만 가면 나타나는 오도재는 너무 많이 알려졌다. 전남 광양, 경남 하동지역의 소금, 해산물을 운송하는 중요한 관문으로 가야국의 마지막 왕이 은거 피신할 때 중요한 망루였고, 조선시대에는 시인 묵객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곳이었다.
오도재는 함양에서 지리산으로 가는 가장 단거리 코스로 해발 773m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2004년 개통하여 도로로서의 기능 뿐 아니라 재를 넘어 뱀같이 구불구불하게 난 길은 새로운 명물로써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으며 오도재 정상 바로 아래 지리산 주능선(노고단~천왕봉)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드넓은 지리산 조망공원을 조성하여 이곳을 지나는 관광객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대자연의 어머니라 불리는 지리산을 한눈에 바라보고 있으면 속세의 모든 근심을 잊고 호연지기가 절로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지리산 제1문(智異山 第一門)
지리산 제1문은 오도재 정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예부터 이 곳에는 지리산의 다른 이름인 방장 제1문이 2개 있었으나 나무로 된 문은 6.25때 불타고 없어졌으며 돌로 만든 문이 아직 존재하고 있다.
2005년 초에 오도재 옆 금대산에서 돌로 만든 방장 제1문의 표지석과 바위에 새겨진 방장 제1문에 관한 칠언시를 찾아냄으로써 지리산 제1문의 역사성이 증명되었으며, 함양군에서는 2006년 지리산 제1문을 오도재 정상에 준공하였다.
변강쇠 공원 · 묘
지난날 마천장이 생기기 전, 마천 사람들은 오도재를 넘어 함양까지 장을 보러 다녔다.
칠선계곡 입구 임천의 금계부락에서 오도재를 넘고 지안재를 넘어 조동을 거쳐 함양장터에 이르는 무려 30리길이다.
변강쇠와 옹녀는 마천 사람들이 함양장에서 장을 보고 난 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그 길을 따라 지리산속으로 들어왔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그런데 변강쇠와 옹녀가 지안재를 넘은 뒤 휴천면 월평마을에 머물렀느냐, 거기서 다시 오도재를 넘어 마천면 등구마을까지 넘어와서 정착했느냐가 확실하지 않다.
1489년 이곳을 넘었던 김일손의 <속두류록(續頭流錄): 조선 중기에 김일손(金馹孫)이 지은 두류산(頭流山:지금의 智異山)유람 기행문>은 이 고개에서 절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썼습니다.
“...가도 가도 맑은 물줄기, 아름다운 산자락의 연속인데, 얼마를 더 올라 한 고개를 넘는데 종자가 말 고삐를 당겨쥐며 ‘말에서 내려 절을 하고 가셔야 합니다’ 하고 말했다.
‘절은, 무슨 절을 하는가?’ 물으니 천왕사당에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천왕이 어떤 것인지에 관해 더 따지지 않고 말에 채찍을 쳐서 빨리 그곳을 벗어났다...“
그런데 이곳은 오디고개-오도신(悟道神)의 고개라 하여 지금도 신의 돌비가 서있다.
변강쇠와 옹녀가 많은 산 가운데 지리산을 선택한 까닭이 있었다.
<가루지기 타령> 사설에 그까닭이 나온다.
“동 금강(금강산) 석산이라 나무 없어 살 수 없고,
북 향산(묘향산) 찬 곳이라 눈 쌓여 살 수 없고,
서 구월(구월산) 좋다하나 적굴(도적소굴)이라 살 수 있나.
남 지리(지리산) 토후하여 생리가 좋다하니 그리 가서 살러가세.”
월평리와 등구마을을 넘나드는 고개인 오도재는 천왕봉~노고단의 지리산 주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아주 이상적인 전망대이기도 하다.
이곳에 변강쇠와 옹녀의 쌍묘가 조성돼 있다. 이 묘는 '변강쇠 옹녀 바로알기 선양회'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변강쇠와 옹녀가 산 마을이 월평리라고 주장하는 측도, 등구마을이라고 주장하는 측도 오도재 쌍묘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함양군은 이 오도재에 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는 야외전망대를 비롯하여 장승공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함양의 이 오도재는 남원의 백장암계곡과 삼봉산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있다. 삼봉산 산줄기로 변강쇠의 남원과 함양의 두 변강쇠 유적지가 연결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등구, 마천에 살던 변강쇠와 옹녀가 백장암계곡에 가서 노닐었던 것은 얼마든지 가능했을 것이고, 남원 땅이 <가루지기 타령>의 고향이란 말도 틀릴 것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지리산의 변강쇠를 찾을려면 변강쇠 옹녀의 두 공원과 변강쇠, 옹녀 묘를 함께 보 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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