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암사(靑巖寺)
경북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 불령산(佛靈山)에 있는 사찰.
858년(신라 헌안왕 2) 도선(道詵)이 창건하였다. 창건 당시에 구산선문 동리산문 개조인 혜철(惠哲:785∼861)이 머물렀다고 한다. 이후 고려시대와 조선 중기까지의 연혁은 전해지지 않는다.
현재는 비구니 사찰로 비구니들의 수행도량 겸 승가 대학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청암사는 수도산 북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데, 청암사에서 수도산으로 올라가면 수행도장으로 널리 알려진 수도암도 있다.
청암사는 수도산에서 흘러내리는 불령동천이라는 아름다운 계곡이 사찰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어 아주 특이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사찰이다. <
경내를 흐르는 불령동천은 여신폭포라는 작지만 아름다운 폭포까지 만들어 놓고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 특히 가을 단풍철에는 그 아름다움이 신비로울 정도라 한다.
현재 청암사에는 대웅전과 극락전, 보광전 등의 당우가 있고, 백련암, 운수암 등의 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극락전은 조선 숙종 때 장희빈의 모략의 의해 한때 폐위를 당했던 인현왕후가 이곳으로 잠행했을 때 머물렀던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하는 곳이다.
청암사에는 다층석탑 한 기가 서 있는데, 이 다층석탑은 1912년 청암사 주지였던 대운대사가 성주의 논에 있던 것을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라 한다.
일주문서부터 예사롭지 않다. 천왕문부터 걸어 들어간다. 날씬하게 치솟은 나무들이 건강한 생명력을 내뿜고 있다.
천왕문을 지나 조금 산길을 오르면 오른쪽에 '우비천'이라 적힌 진짜 샘물이 하나 있다. 마시면 부자가 된다고 적혀 있다.
바로 그 앞에 연두빛 계곡이 큰 각으로 휘어지고, 기울기 없이 평평한 다리 하나가 계곡을 건너지르고 있다. 왼쪽 바위벽에는 수많은 이름들이 새겨져 있고 그중에서 도드라지는 이름, '최송설당'을 발견한다.
김천 출신인 최송설당은 고종의 넷째 아들 이은(영친왕)의 보모상궁이었다. 고종과 영친왕의 생모인 엄비의 총애를 받아 재력이 상당했던 그녀는 빈민 구제 사업을 벌이기도 하고 독립자금을 대기도 했으며 김천 중고등학교를 설립한 당대의 여걸이었다.
청암사는 유난히 화재가 많았는데 지금의 모습은 20세기 초에 재건한 것으로 그녀의 시주가 큰 몫을 했다고 한다.
다리 끝에서 다시 시작되는 돌계단을 올라 환하게 펼쳐진 평지가 나온다. 눈앞에 보이는 범종각, 한일자로 매달린 목어의 모습이 동화처럼 예쁘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시선이 가는 곳을 따라 가면, 깊으나 그리 넓지 않은 개울이 땅을 가르는 다리를 건넌다.
정면에 정법루, 시계방향으로 진영각, 대웅전, 육화료가 'ㅁ'자 형태로 전개된다. 대웅전을 제외한 대부분이 승가대학의 교실로 쓰이며, 그중 육화료는 대학의 중심 건물이다. 육화료 툇마루 앞에 비구니들의 하얀 고무신이 일렬로 놓여있다.
진영각 앞에는 꼿꼿하게 선 채 낮고 무성하게 잎을 드리운 나무 한그루가 있다. 바로 보리수나무이다.
경내를 빠져나와 극락전으로 향한다. 범종각 앞 계단을 오르면 스님들이 가꾸는 텃밭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낮은 풀숲과 몇 그루 나무 사이에 사대부 집 정문 같은 솟을 대문이 보인다.
색 바랜 인왕상이 그려진 문을 넘어 들어서면 극락전이 있다. 이곳이 인현왕후가 기거한 곳이다. 왕후의 마음을 상상할 수 없다. 그 슬프고 애통한 마음을 상상하는 건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극락전 뒤편에는 인현왕후의 복위를 기원하는 원당 보광전이 있다. 42개의 손을 가진 부처님 상이 있다는데, 현재 보수공사 중이라 내부는 볼 수 없다. 다음에 왔을 때는 꼭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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