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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전남

완도 세연정(洗然亭)

by phd100 2015. 4. 21.

 

세연정(洗然亭)

보길도(甫吉島)는 완도군 보길면에 속하는 섬으로 완도에서 남서쪽으로 18.3㎞,해남군 땅끝에서 12㎞ 떨어져 있고, 노화도 남서쪽 3.8㎞ 지점에 있다.

 

조선 중기 문신이며, 시인인 고산 윤선도(孤山 尹善道, 1587~ 1671)가 병자호란 때 왕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울분을 참지 못하고 제주도로 향하다, 보길도의 자연경관에 감동하여 머물렀다고 한다.

보길도는 그가 인조 15년(1631) 51세 때부터 13년간 글과 마음을 다듬으며, ‘어부사시사’와 같은 훌륭한 시가문학을 이루어 낸 곳이다. 또한 그가 섬 안의 바위와 산봉우리에 붙인 이름은 아직도 남아있다.

낙서재 건너 개울가에 연못을 파고 집을 세워 ‘곡수당’이라 하고, 그 건너 산중턱 위에 집을 지어 ‘동천석실’이라 하였다. 계곡의 동북쪽에는 ‘세연정’을 세워 책을 읽고 뱃놀이도 하며 자연을 벗 삼아 지냈다.

보길도에는 동양의 자연관과 성리학의 사상이 흐르고 있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통해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되도록 한 윤선도의 뛰어난 안목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세연이란 이름도 “주변 자연경관이 물로 씻은 듯이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지는 곳”이라는 뜻이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은 고산 윤선도가 보길도에서 지은 「어부사시사」를 통하여 찬란하게 빛난다. 그리고 아름다운 노래 가사를 탄생시킨 보길도와 그 중심으로 자리하는 세연정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이상세계를 구현하려 하였던 윤선도 사상의 정점을 구현하는 곳이다. 세연정은 「어부사시사」만큼이나 아름답다.

고산은 섬의 남쪽 격자봉 아래 부용동(芙蓉洞)에 14년간 은거하며, 세연정(洗然亭), 낙서재(樂書齋)), 곡수당(曲水堂), 동천석실(同天石室) 등 많은 건물과 정자를 짓고 연못을 만들어 자신만의 낙원을 만들었다.

 

 

그가 보길도에서 지은 20여 곳의 건축물 중 세연정은 유희의 공간이었다. 닭 울음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깬 윤선도는 독서를 하고 후학들을 가르치다가 오후가 되면 가마에 술과 음식을 담아 무희와 함께 세연정으로 향했다. 악공들의 연주소리에 인공의 연못 사이로 작은 배를 띄워 무희들의 노래를 들으며 술과 음식을 즐겼다고 한다.

 

신선들의 놀이터 같았을 세연정의 풍경은 현재 남아 있는 모습만으로도 상상할 수 있다. 낚시를 즐기던 칠암바위, 인공폭포와 구름다리의 구실을 겸한 판석보, 악공들의 연주를 위하여 석축으로 쌓은 단상인 동대, 서대 등이 자리 잡았고 산 중턱의 옥소암으로 악공과 무희를 보내 악기를 연주하거나 춤을 추는 모습이 연못에 비추는 모습도 즐겼다 하니 생각만으로도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