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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사찰 & 함께 가고 싶은 곳

불교전설24

<철원·심원사>부처님 이마의 도끼 부처님 이마의 도끼 옛날 강원도 철원군 보개산 심원사에 묘선이라는 젊은 스님이 있었다. 강원 공부를 마친 지 얼마 안되는 스님은 매사에 의욕적이었다. 어느 날, 노 스님을 모시고 산책을 하던 묘선 스님은 노 스님에게 말했다. 『스님, 아무래도 절이 너무 낡아 보수를 해야되겠습니다.』 『알고 있다. 그러나 살림이 이렇게 어려워서야 어디 엄두를 내겠느냐.』 『스님, 오늘부터 제가 백일기도를 드려 불사를 하겠습니다.』 묘선 스님은 그날로 백일기도에 들어갔다. 젊은 스님의 기도는 간곡했다. 백일기도를 회향하는 날 밤. 『묘선아, 네 기도가 그토록 간절하고 불심이 장하니 반드시 시주가 나타나 절 중창을 이루게 될 것이다. 내일 아침 일찍 화주를 구하러 나가도록 해라. 맨 처음 만나는 사람이 심원사 중창불사의 시주.. 2021. 2. 23.
<치악산·상원사>은혜를 갚은 꿩 은혜를 갚은 꿩 옛날 강원도 땅에 사는 한 젊은 선비가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을 향해 길을 떠났다. 영월과 원주 사이에 드높이 솟은 험준한 치악산을 넘어야 하는 나그네의 발길은 바쁘기만 했다. 수림이 울창하고 산세가 웅장한 이 산은 대낮에도 호랑이가 나와 사람을 해치고 밤이면 도적떼가 나온다는 무시무시한 곳이기 때문이다. 괴나리봇짐에 활을 꽂고 치악산을 오르던 젊은 과객은 산 중턱에서 잠시 다리를 쉬면서 준령스런 산의 운치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과연 영산이로구나!』 이때였다. 바로 몇 발짝 거리에서 꿩의 울음소리가 절박함을 호소하는 듯 요란하게 들렸다. 청년 과객은 고개를 들어 밭이랑을 보았다. 그곳에는 큰 구렁이 한 마리가 꿩을 향해 혀를 날름대고 있었다. 꿩은 구원을 청하는 듯 더욱 절박하게 「꺽.. 2021. 2. 23.
<설악산·울산바위>동자승의 기지(童子僧의 寄智) 동자승의 기지(童子僧의 寄智) 산신령이 금강산을 만들고 있을 때였다. 「어떻게 하면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을 만들까」하고 며칠간 궁리하던 신령은 묘안을 하나 얻었다. 1만2천 개의 봉우리를 각각 그 형체가 다르게 조각하면 훌륭한 모습이 될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금강산에는 그만큼의 바위가 없었다. 그래서 신령은 전국 각지 산에다 큰 바위는 모조리 보내도록 엄명을 내렸다. 큰 바위들은 모두금강산을 향하여 길을 떠났다. 이때 경상도 울산 땅 큰 바위도 누구에게 뒤질세라 행장을 차려 금강산 여정에 올랐다. 원래 덩치가 크고 미련한 이 바위는 걸음이 빠르지 못해 진종일 올라왔으나 어둠이 내릴 무렵 지금의 설악산에 당도했다. 날은 저물고 다리도 아프고 몸도 피곤해 더 이상 가고 싶지 않았다. 『에라 이왕 늦.. 2021. 2. 23.
<설악산 오세암>오세동자의 오도 오세동자의 오도 『스님, 속히 고향으로 가 보세요. 어서요.』 설정 스님은 벌떡 일어났다. 캄캄한 방 안엔 향내음 뿐 아무도 없었다. 스님은 그제서야 정신을 가다듬고 꿈을 꾸었음을 깨달았다. 「아름다운 오색구름을 타고 와 자꾸 흔들어 깨우던 이는 관세음보살이었구나.」 이상한 꿈이다 싶어 망설이던 설정 스님은 새벽 예불을 마친 후 고향으로 향했다. 설악산에서 충청도 두메산골까지는 꼬박 사흘을 밤낮없이 걸어야 했다. 30여 년 만에 찾은 고향은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큰댁, 작은댁 등 친척들이 살던 마을은 잡초만 무성할 뿐이었다. 스님은 괴이하다 싶어 어릴 때 살던 집을 찾아갔다. 금방이라도 자신의 속명을 부르며 노부모님들이 쫓아 나오실 것만 같은데 인기척이 없었다. 불현듯 불길한 생각에 휩싸여 집안을 둘러.. 2021. 2. 23.
<강원 동해 삼화사>세 처녀의 유혹 세 처녀의 유혹 신라 서라벌에 진골 출신의 아름다운 세 처녀가 있었다. 이들은 집안 어른들끼리 왕래가 잦고 가깝게 지내는 사이었으므로 절친하게 지냈다. 혼기를 맞은 그녀들이 신랑감을 고를 무렵, 신라와 백제 간에 전쟁이 일어났다. 그때 청년 장수 김재량은 전쟁에 나가 큰 공을 세우고 돌아왔다. 왕궁에서는 김재량을 위해 축하연을 열었는데 공교롭게도 세 처녀가 모두 이 자리에 참석했다. 김재량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세 처녀를 본 그날부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처녀들 또한 김재량을 사모하는 마음 걷잡을 수 없었다. 그녀들은 각자의 시녀를 통해 연정을 전했다. 김재량은 뛸듯이 기뻐하며, 하나도 아닌 세 처녀를 번갈아 가며 만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이 소문은 파다해졌고 세 처녀는 좋은 친구 사이에.. 2021. 2. 21.
<오대산·상원사> 세조와 고양이 세조와 고양이 『마마, 정신 차리십시오.』 잠자리에 든 세조는 악몽을 꾸는지 온몸이 땀에 흥건히 젖은 채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옆에 누웠던 왕비가 잠결에 임금의 신음소리를 듣고 일어나 정신차릴 것을 권하니 잠에서 깨어난 세조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마, 신열이 있사옵니다. 옥체 미령하옵신지요?』 세조는 대답 대신 혼자 입속말을 했다. 『음, 업이로구나, 업이야.』 『마마, 무슨 일이세요? 혹시 나쁜 꿈이라도 꾸셨는지요.』 『중전, 심기가 몹시 불편하구려. 방금 꿈에 현덕왕후(단종의 모친·세조의 형수) 혼백이 나타나 내 몸에 침을 뱉지 않겠소.』 『원, 저런….』 꿈 이야기를 하며 다시 잠자리에 들었으나 세조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어린 조카 단종을 업어주던 모습이며, 생각하기조차 꺼려지는 기.. 2021. 2. 21.
<오대산·동대관음암> 비단장수의 구도심 비단장수의 구도심 아주 옛날, 비단행상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청년이 있었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그는 아주 효심이 지극했다. 어느 날 비단짐을 짊어지고 강원도 대관령 고개를 넘어가다가 고갯마루에서 잠시 쉬고 있던 중, 그는 이상한 노스님을 한 분 발견했다. 누더기를 입은 노스님은 길옆 풀섶에 서서 한참이 지나도록 꼼짝을 않는 것이었다. 청년은 궁금했다. 『왜 저렇게 서 있을까? 소변을 보는 것두아니구. 거참 이상한 노릇이네.』 한참을 바라보던 청년은 궁금증을 견디지 못해 노스님 곁으로 다가갔다. 『스님! 아까부터 여기서 무얼하고 계십니까?』 눈을 지그시 감고 서 있는 스님은 아무 말이 없었다. 청년은 다시 물었다. 여전히 눈을 감고 서 있는 노스님은 청년이 재차 묻자 얼굴에 자비로운 미소를 띠우며.. 2021. 2. 21.
<양양·낙산사> 조신(調信)의 꿈 조신(調信)의 꿈 신라시대 강원도 명주 땅 세규사(世逵寺)에 장원(莊園)이 있었는데 그곳 관리인 조신 스님은 20세를 갓 넘긴 젊은 스님이었다. 어느 날 낙산사 관세음보살 앞에 나아가 정진하던 조신 스님은 그만 멍청해졌다.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가다듬어 다시 염불 정진을 하려 해도 가슴 만 뛸 뿐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가 없었다. 스님은 여느 때와 같이 아침, 저녁으로 낙산사에 올랐다. 그러나 기도보다는 태수 김흔(金昕)의 딸을 먼발치서나마 바라보는 기쁨이 더 컸다. 그렇게 사흘이 지나던 날. 조신 스님은 낙산사에 다시 왔으나 낭자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기도를 마치고 떠난 것이었다. 침식을 잃을 정도로 사모의 정에 빠진 조신 스님은 그날부터 산사 관음보살님께 낭자와 혼인할 수 있기를 간곡히 기원했다... 2021. 2. 20.
<동해시 호암소> 절벽에 떨어진 호랑이 절벽에 떨어진 호랑이 옛날 신라시대였다. 지금의 강원도 삼화사에 지혜가 출중한 주지 스님이 상좌 스님과 함께 수도하고 있었다. 어느 눈 쌓인 겨울날. 저녁 예불을 올리려고 두 스님이 법당으로 향하는데 아리따운 규수와 침모인듯한 중년 여인이 경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잠시 발길을 멈춘 두 스님은 정중히 합장하며 인사 올리는 두 여인을 맞았다. 『눈길이 험한 늦은 시각에 어떻게 이리 오셨습니까?』 주지 스님이 묻자 예의범절이 반듯해 보이는 규수가 조용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어머님께서 몹시 편찮으시옵니다. 부처님께 칠일 기도를 올려 어머님의 빠른 쾌차를 빌고자 합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상좌 스님은 왠지 가슴이 설레였다. 다소곳이 두 손을 모은 채 말하는 규수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아.. 2021. 2. 19.
<금강산 장안사> 허공에 세운 계란 허공에 세운 계란 묘향산을 한달음에 내려온 한 스님이 있었다. 의발은 남루했지만 그 위엄은 천하를 압도하는 기풍을 지녔다. 축지법을 써서 평안도 황해도 경기도를 지나 강원도 금강산 장안사로 향하는 그 스님은 사명대사. 서산대사와 도술을 겨루기 위해 가고 있었다. 서산보다 스물세 살이나 아래인 사명은 자신이 서산대사보다 술수가 아래라느니, 높다느니 하는 소문을 못들은 체했으나 풍문이 꼬리를 물고 퍼지자 돌연 실력을 겨뤄 보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신출귀몰한 서산대사의 실력을 모르는 터는 아니나 나의 묘기로 서산을 궁지에 몰아넣어 세상을 놀라게 해야지.』 사명의 마음은 다급했다. 서산대사가 있는 금강산 장안사 골짜기에 이르자 우거진 숲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소리는 천년의 적막을 흔들며 요란했다. 사명당이 이.. 2021. 2. 19.
금강산·명경대의 전설 [염라대왕의 분부] 아주 아득한 옛날, 염라대왕이 명부로 사람들을 불러들여 살아서 지은 죄를 심판하고 있었다.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은 지옥으로 보내고, 착한 일을 많이 한 사람은 극락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한데 염라대왕 앞에 불려나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죄는 조금도 짓지 않고 좋은 일만 했다고 자랑을 늘어놨다. 염라대왕은 생각다 못해 사람의 한 평생을 환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을 만들었다. 누구든 그 거울 앞에 서기만 하면 사실 여부가 드러나게 마련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비구니 스님이 염라대왕 앞에 서게 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스님은 옷을 입지 않은 발가숭이였다. 염라대왕은 이 해괴한 장면에 눈살을 찌푸리며 호통을 쳤다. 『어이하여 그대는 옷을 입지 않았는고?』 『…….』 고개를 떨군 채 .. 2021. 2. 17.
관동팔경 조상들이 명소로 꼽았던 '관동팔경'과 '대한팔경'을 찾아서... 영원히 기억에 남을 만한 특별한 여행을 기획하는 분들을 위해 우리 조상들이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명소로 꼽았던 '관동팔경'과 '대한팔경'을 다시 찾아 그 의의를 되새겨 본다. 각 팔경중 남쪽에 있는 곳은 관동팔경이 강릉 경포대(鏡浦臺), 양양 낙산사(洛山寺), 간성 청간정(淸澗亭), 삼척 죽서루(竹西樓), 울진 망양정(望洋亭), 평해 월송정(越松亭)의 6곳이고, 대한팔경은 해운대 저녁달, 석굴암 해돋이, 한라산 고봉의 3곳입니다. 북쪽에 있는 곳은 관동팔경이 통천 총석정(叢石亭), 고성 삼일포(三日浦)이며, 대한팔경은 금강산 일만이천봉, 압록강 뗏목 풍경, 모란봉 을밀대(乙密臺), 백두산과 천지, 부전고원(赴戰高原)입니다. 북쪽의 명소들도 .. 2021. 2. 17.